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그리스 신화에 보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란 말이 있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악명 높은 도둑으로서 그의 집에는 침대가 하나 있었다고 한다.
그 도둑은 나그네가 지나가면 집 안으로 불러들여 이 침대에 눕혔다. 그러나 나그네로 하여금 그냥 그 침대에 누워 쉬어 가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도둑은 나그네의 키가 침대 길이보다 길면 몸을 잘라서 죽이고, 나그네의 키가 침대 길이보다 짧으면 몸을 늘여서 죽였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란 여기에서 생겨난 말이다.
자기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을 억지로 뜯어고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기 것을 고집하는 횡포를 이르는 말이다.
다시 말해 내 것은 옳고 나와 다른 것은 무조건 나쁘다는, 그리하여 고치겠다고 달려드는, 독선과 아집의 대명사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유독 우리 시대 곳곳마다 이 침대가 널려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SNS에 오르내리는 글을 보면 섬뜩하다 못해 두렵다.
왜 소통이 안 될까? 소통을 외치는 사람조차도 이 침대에서 벗어나지 않은 탓이 아닐까? 소통이란 나 아닌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실종된 우리 시대의 언어 풍속도,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 했는데 이 모든 삭막함과 살벌함의 이면에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흉악한 놈이 버티고 있다.
-Vingle 글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