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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30일 토요일

판축반우版築飯牛 - 성을 쌓고 소를 먹이다, 하찮은 일

판축반우版築飯牛 - 성을 쌓고 소를 먹이다, 하찮은 일

판축반우(版築飯牛) - 성을 쌓고 소를 먹이다, 하찮은 일

판목 판(片/4) 쌓을 축(竹/10) 밥 반(食/4) 소 우(牛/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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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온갖 덕의 원천이고 국부의 바탕이다. 이전부터 학자들이 노동에 대해서 잘 풀이했다. 唐(당)나라 중기의 선승 百丈懷海(백장회해) 선사는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 일일부작 일일불식)’고까지 하며 일의 중요성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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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생활에 필요한 것을 생산하는 노동에는 땀을 흘려야 하는 일과 머리를 쓰는 일,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일을 해야 하는 감정노동까지 다양하게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이 모두들 중요한데 편한 일만 찾으려는 사람들이 종종 욕되게 할 뿐이라고 U.S. 그랜트 미 대통령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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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자를 양쪽에 대고 그 사이에 흙을 넣어서 단단하게 다진 뒤 성벽이나 토담을 쌓는 일이 版築(판축)이다. 수레를 끌며 소에게 여물을 먹이는 飯牛(반우)와 함께 힘든 일의 보기로 들었다. ‘史記(사기)’의 平津侯主父(평진후주보) 열전에서다. 여기에서 힘들고 하찮은 일을 하다가 조정에 불려가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예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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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을 했던 卜式(복식), 장사를 했던 弘羊(홍양), 종의 신분이었던 衛青(위청), 항복한 匈奴(흉노)족 출신의 日磾(일제, 磾는 검은돌 제)를 거론한 뒤 설명한다. ‘이는 또한 옛날에 판으로 담이나 성을 쌓거나 소에게 꼴을 먹이던 무리 중에서 인재를 뽑은 것과 다름없다(斯亦曩時版築飯牛之朋矣/ 사역낭시판축반우지붕의).’ 曩은 접때 낭. ‘漢書(한서)’의 公孫弘(공손홍) 열전에도 같은 내용으로 인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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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담을 쌓던 사람은 殷(은)나라 때의 노예 출신인 傅說(부열)을 말한다. 당시의 高宗(고종)이 꿈에서 본 성인이라며 들판에서 발견하여 정승으로 발탁, 나라를 잘 다스렸다고 한다. 또 소여물 먹이던 寧戚(영척)은 집안이 가난하여 남의 수레를 끌어주며 살았는데 齊(제)의 桓公(환공)이 비범하다는 소문을 듣고 중책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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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쌓기와 소 먹이기의 고된 일을 하더라도 능력과 인품을 갖고 있다면 언제든 나라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 성어가 사용됐다. 이렇게 재능이 있으면서도 묻혀있는 인재를 능력 위주로 상하귀천을 가리지 않고 발탁할 수 있는 지도자의 뛰어난 안목을 말하기도 한다. 韓非子(한비자)에 나오는 任人唯賢(임인유현) 즉 인품과 능력만을 믿고 사람을 등용한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