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불결狐疑不決 – 여우는 의심이 많아 결단이 늦다.
호의불결(狐疑不決) – 여우는 의심이 많아 결단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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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호(犭/5) 의심할 의(疋/9) 아닐 불(一/3) 결단할 결(氵/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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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를 들먹이기만 해도 간사하고 교활한 동물이라 떠올린다. 九尾狐(구미호)는 사람을 잘 속이는 간사하고 요망한 사람을 이른다. 여우가 어리숙한 호랑이를 교묘하게 꾀어 숲을 어슬렁거리니 다른 동물들이 혼비백산한다는 狐假虎威(호가호위), 성안에서 살며 사당의 쥐와 함께 나쁜 짓을 하는 城狐社鼠(성호사서) 등이 교활을 말한 대표적인 말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본래부터 귀가 밝고 의심이 많은 성질을 나타낸 말이 더 있다. 여우는 의심이 많아(狐疑) 결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한다(不決)는 이 성어다. 이것저것 재보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을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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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많은 여우의 이와 같은 행동을 이용하여 사람들은 겨울철 너른 강을 위험하지 않게 건넜다. 중국 黃河(황하)에 있던 盟津(맹진)이나 河津(하진)같은 나루는 언제나 물이 탁했고 겨울이면 얼음이 두껍게 얼었다. 그렇지만 얼음이 얼기 시작할 때는 깊이를 알 수 없어 수레나 말이 감히 건너갈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먼저 여우를 건너가게 하고선 지켜봤다.
영리한 여우는 청각이 매우 뛰어나 얼음 위를 걸으면서도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되돌아오고, 얼음 아래로 물이 없으면 건넜다. 여우가 강을 다 건넌 것을 보고서야 사람들은 안심하고 수레를 이동했다. 晉(진)나라 때의 문인 郭緣生(곽연생)이 지은 ‘述征記(술정기)’란 책에서 유래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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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많고 머뭇거리는 여우의 우유부단을 나타내는 사례가 더 있다. 불운한 楚(초)나라의 충신 屈原(굴원)이 쓴 ‘離騷(이소)’에는 ‘마음은 망설여지고 여우처럼 의심나지만, 스스로 가고자 해도 그럴 수 없네(心猶豫而狐疑兮, 欲自適而不可/ 심유예이호의혜 욕자적이불가)’라는 구절이 실려 있다. ‘後漢書(후한서)’에는 劉表(유표)가 袁紹(원소)의 도움 요청에 미적거릴 때 ‘여우처럼 의심하여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表狐疑不斷/ 표호의부단)’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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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는 신중함도 중요하다. 그러나 때가 왔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여론이 중요하다고 모든 사안을 다 들어보고 결정한다면 기회를 놓친다. 스스로는 주위를 잘 살펴 준비하고, 정확하게 확인한 뒤l에는 망설이지 않고 전진해야 성취할 수 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