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는 건
혼자라는 건
어둔 방에
홀로 불을 켜 본 사람은 알지
혼자라는 건
죽음보다 더 깊은 침묵과
친해져야 하는 일
벽을 보고
홀로 식은 밥을 먹어 본 사람은 알지
설움 들키지 않게
소리 내지 않고 밥을 삼키는 일
슬퍼하면 안 돼
애써 넘긴 눈물 체할지 모르니
낮엔 최대한 고단하게
새벽녘 잠을 깨지 않는 건
"김밥 속의 단무지 간판을 보고도
",울지 않는 것만큼 힘든 일
바람 불지 않아도
시린 가슴으로 삭풍이 드나들고
시도 때도 없이 비가 쏟아지지
몸이 살아서
몸만 살아서
절벽 같은 얌전을 견디는 일
그 지독한 외로움에 뼈도 삭아
뚝뚝 부러지는
혼자라는 건
퍼석거리는 모래사막을
천년 같은 하루를 그렇게
낙타처럼 터벅터벅 걷는 일이지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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