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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8일 목요일

화병충기畵餠充饑 - 그림의 떡으로 허기를 채우다.

화병충기畵餠充饑 - 그림의 떡으로 허기를 채우다.

화병충기(畵餠充饑) - 그림의 떡으로 허기를 채우다.

그림 화(田/8) 떡 병(食/8) 채울 충(儿/4) 주릴 기(食/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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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그려진 떡이라는 아주 쉬운 비유로 우리 속담에 ‘보고 못 먹는 것은 그림의 떡’이란 것이 있다. 아무 실속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 말을 그대로 한역한 듯한 畵中之餠(화중지병)이란 성어도 있다. 하지만 이 말은 비유는 같지만 속담성어는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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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떡으로 굶주림을 채운다는 畵餠充饑의 고사가 있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지만 그림 속에 있는 떡으로 허기가 채워질 수가 없으므로 실제 도움이 안 되거나 허황된 상상으로 자신을 위안한다는 것을 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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陳壽(진수)의 정사 ‘三國志(삼국지)’중 魏書(위서)의 盧毓傳(노육전, 毓은 키울 육)에 실린 이야기다. 曹操(조조)의 손자인 曹睿(조예)가 즉위하여 魏(위)나라 2대 明帝(명제)가 됐다. 그에게는 총애하는 대신 노육이 있었는데 중랑장 盧植(노식)의 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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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부친을 여의었지만 전란과 흉년에도 가정을 잘 지키고 몸가짐을 바로 해 높은 신망을 받았다. 명제도 그의 충성심을 인정하여 요직에 임명했다. 어느 날 왕은 노육을 불러 중서랑으로 쓸 만한 사람을 천거하라고 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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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선발할 때는 명성만 보는 게 아니오. 명성이란 땅바닥에 그려 놓은 떡과 같은 것으로 먹지 못하는 것이오(選擧莫取有名 名如畵地作餠 不可啖也/ 선거막취유명 명여화지작병 불가담야).’ 啖은 씹을 담. 노육은 명성만을 믿고 인재인지를 판단할 수는 없으나 덕망으로 이름이 난 사람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면서 고시를 통하여 발탁하는 제도를 갖추자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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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관리등용제도인 九品官人法(구품관인법)을 다시 시행하게 됐다고 한다. 왕이 아이디어를 주고 지혜로운 신하가 받들어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비유로 내세운 畵中之餠만 떼어내면 겉보기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을 못 채우는 성어가 된다. /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