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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3일 토요일

황금용진 환소삭黃金用盡 還疎索 - 황금을 다 쓰고 나면 다시 멀어진다. 

황금용진 환소삭黃金用盡 還疎索 - 황금을 다 쓰고 나면 다시 멀어진다. 

황금용진 환소삭(黃金用盡 還疎索) - 황금을 다 쓰고 나면 다시 멀어진다.\xa0

누를 황(黃/0) 쇠 금(金/0) 쓸 용(用/0) 다할 진(皿/9)

돌아올 환(辶/13) 성길 소(疋/7) 찾을 색, 노 삭(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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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되지 않는 존재인데도 좋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돈이 있으면 무엇이든 귀신까지도 부릴 수 있다는 錢可通神(전가통신)이 그렇다. 근래에 성어로 오른 有錢無罪(유전무죄)는 있는 죄도 벌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런 위력이 있어도 口不言錢(구불언전)이라 하여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는 것이 도리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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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얽매이지 말라는 교훈인데 특히 친구 사이에는 금전으로 얽혔을 때 주의하라고 格言聯璧(격언연벽)이 말한다. 권세와 이익으로 맺어진 우정은 어그러지는 경우가 많아 해를 넘기지 못한다고 勢利之交不終年(세리지교부종년)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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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만 그런 것이 아니고 세상의 인간관계가 모두 금전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멋진 구절이 있다. 황금을 다 쓰고 나면(黃金用盡) 다시 사이는 소원해진다(還疎索)고 중국 盛唐(성당)의 시인 高適(고적, 707~765)의 시구에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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岑參(잠삼)과 함께 高岑(고잠)이라 불리며 변경에서의 외로움과 전쟁의 비참함을 읊은 邊塞詩(변새시)로 이름났다. 젊은 시절 때를 만나지 못해 각지를 떠돌다가 옛 趙(조)나라의 수도였던 대도시 邯鄲(한단, 邯은 조나라서울 한, 鄲은 한단 단)에 와서 그 지역의 젊은이들 생태를 노래했다. ‘邯鄲少年行(한단소년행)’이란 제목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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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과 성어가 나오는 부분은 이렇다. ‘한단성 남쪽에서 노니는 한량들(邯鄲城南遊俠子/ 한단성남유협자), 한단에서 성장한 일 자랑스러워하네(自矜生長邯鄲裏/ 자긍생장한단리)’, ‘그대 보지 못했는가 요즘 사람들 경박하게 사귀는 행태를(君不見今日交態薄/ 군불견금일교태박), 황금이 바닥나면 다시 소원해 진다네(黃金用盡還疎索/ 황금용진환소색).’ 재산 있는 부모 잘 만나 흥청거리며 놀고 죄를 짓더라도 잘 빠져 나가는 젊은이들. 노랫소리 웃음소리 날마다 떠들썩해도 돈이 떨어지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떨어져 나간다는 것을 깨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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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떨어지면 사이가 멀어지는 세태를 더 적확히 나타낸 말이 門前雀羅(문전작라)다. 史記(사기)에 등장하는 이 말은 돈이나 권세가 있을 때는 집 앞이 門前成市(문전성시)였다가 떨어지면 대문 앞에 참새 그물을 칠 정도로 한산해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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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司馬遷(사마천)은 ‘한 번 가난하고 한 번 부유함에 곧 사귐의 태도를 안다(一貧一富 乃知交態/ 일빈일부 내지교태)’고 했다. 우리 속담에는 번거로운 이 모든 것을 능가한다. ‘대감 죽은 데는 안 가도 대감 말 죽은 데는 간다.’남의 흉을 보기 전에 자신을 돌아봐야 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