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자정리會者定離 -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
회자정리(會者定離) -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
모일 회(曰/9) 놈 자(耂/5) 정할 정(宀/5) 떠날 리(隹/11)-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
일생을 살면서 사람은 무수히 만남과 이별을 겪는다. 만날 때마다 헤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삶을 지속할 수가 없기에 안심시키는 말이 많이 내려온다. 산 사람은 필히 사라지고 만나는 사람은 필히 이별한다고 生者必滅 會者定離(생자필멸 회자정리)라 했다. 거기에다 이별 후에 다시 만난다고 희망을 주기도 한다.
‘설온 님 보내옵나니 가시는 듯 돌아오소서’(고려가요 ‘가시리’)라고 희망하거나 유명한 독립운동가 시인 韓龍雲(한용운)의 절창대로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님의 침묵’)고 노래한다. 심지어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去者必反(거자필반)이란 말도 남겼다.
하지만 실제 떠난 자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보통 사람도 안다.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이별의 아쉬움, 인생의 무상함을 나타내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다만 익숙해져 있을 뿐이다. 이 말은 釋迦牟尼(석가모니)가 涅槃(열반)에 드실 때 제자에게 한 말씀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靈鷲山(영축산)을 출발하여 입멸하기까지 교화와 설법, 가르침으로 일관했던 석존의 만년의 모습을 가장 생생하고 자세하게 전하는 ‘大般涅槃經(대반열반경)’에 실렸다. 최후의 순간 슬퍼하는 제자 阿難(아난)에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다. ‘아난이여, 슬퍼하지 말라. 인연으로 이루어진 이 세상 모든 것들은 빠짐없이 덧없음(無常)으로 귀착되니, 사랑하는 자나 좋아하는 자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헤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평소에 말하지 않았더냐?
비록 내가 한 劫(겁, 무한히 긴 시간) 동안이나 머문다 하더라도 결국은 없어지리니, 인연으로 된 모든 것들의 본 바탕이 그런 것이니라.’ 가르친 法(법)과 律(율)을 후세의 스승이 되게 하라는 말씀을 듣고 모든 것을 기억하는 총명한 제자 아난이 구술했기 때문에 경전마다 如是我聞(여시아문)으로 시작된다고 했다. / 제공 : 안병화(검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