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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1일 월요일

회총시위懷寵尸位 - 총애만 믿고 헛되이 자리를 차지하다.

회총시위懷寵尸位 - 총애만 믿고 헛되이 자리를 차지하다.

회총시위(懷寵尸位) - 총애만 믿고 헛되이 자리를 차지하다.

품을 회(心/16) 사랑할 총(宀/16) 주검 시(尸/0) 자리 위(亻/5)

윗자리에 상사가 의젓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때 부하직원들은 복종한다. 그것이 자리에서 오는 위압감에서일 수도 있고 경험과 실력에서 나오는 존경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겉으로는 그래도 대부분 부하들은 속을 꿰뚫어 보는 경우가 많다. 더 높은 사람의 배경으로 위세를 부리는 상사는 겉으로는 위하는 체해도 속으로는 경멸한다.

윗사람의 신임만 믿고(懷寵) 헛되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尸位)는 이 성어는 물러가야 할 때를 알고서 물러가지 않고 직위에 죽치고 있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전번 尸位素餐(시위소찬)에 나온 대로 시위는 제사를 지낼 때 조상의 신위 대신 앉혀 접신되게 했던 아이 尸童(시동)이 앉은 자리를 가리킨다. 제상의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던 시동과 같이 하는 일 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녹을 받아먹는 공직자를 비꼴 때 썼다. 거기에 임금의 총애까지 받았으니 백성이 볼 때 세금도둑이 아닐 수 없다.

曾子(증자)가 스승 孔子(공자)에게서 받아 효도에 관한 내용을 엮은 ‘孝經(효경)’에 이런 글이 실려 있다. 아버지의 명령을 따르기만 하면 효도를 다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여쭙자 공자가 답한다. 어른이나 임금에게 옳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간절히 말하는 신하가 있으면 임금도 천하를 잃지 않고, 아버지에게 이런 자식이 있다면 의롭지 않은 일에 빠지지 않는다면서 ‘의롭지 못한 일을 당했을 때는 간쟁해야 하니 아버지의 명령만 따른다고 어찌 효도라 할 수 있겠는가(當不義則爭之 從父之令 又焉得爲孝乎/ 당불의즉쟁지 종부지령 우언득위효호)?’라고 했다.

諫諍(간쟁, 諍은 간할 쟁)에 나오는데 이것을 공자의 후손 孔安國(공안국)이 풀이하여 간쟁하지 않는 신하는 ‘懷寵尸位 國之姦人/ 회총시위 국지간인’이라 평했다. 총애만 믿고 물러갈 때를 놓친 사람으로 秦(진)나라 통일에 기여한 李斯(이사)가 많이 꼽힌다. 그는 간신 趙高(조고)와 함께 2세 황제 胡亥(호해)를 옹립하고 2인자의 지위를 누렸으나 결국 모함에 빠져 허리가 잘리는 腰斬(요참) 형을 받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