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3일 월요일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문득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문득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문득

아무런 기별도 없이

이렇게 지루하게

비 내리는 날이면

문득 반가운 당신이

오셨으면 좋겠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거저

발길 닿는 대로 오다 보니

바로 여기였노라고 하시며

그런 당신이 비옷을 접고

젖은 옷을 말리는 동안

나는........

텃밭에 알맞게 자란

잔파를 쑥쑥 뽑아

매운 고추 너덧 개 송송 썰어

파전 한 장 바싹하게 굽고

시큼하게 잘 익은 열무김치로

냉면 한 사발 얼렁뚝딱 만들어

오늘만은

세상 시름 다 잊고 덤으로

마주 하는 단 둘만의 성찬

그런 살가운 맛 한번

보았으면 참 좋겠다.

-‘산을 낳은 여자’ 중-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정희성-

'그냥' 이라는 말

그냥 이라는 말

"

그냥 이라는 말

",

"

사람이 좋아지는 백만가지 이유 중에서 가장 멋진 이유를 꼽으라면 그냥 을 꼽겠습니다. 논리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은 헐렁한 이유, 그냥을 꼽겠습니다. 논리와 과학이 개입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멋진 이유, 그냥을 꼽겠습니다.

",

이유가 아닌 이유, 그냥을 꼽겠습니다. 왠지 그냥 좋다라는 말이 나는 그냥 좋습니다.

"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 딱 부러진 이유가 꼭 있어야 할까요? 그냥 좋으면 안 되는 걸까요? 그냥은 아무 이유 없이 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설명할 수 없다 는 뜻이기도 하지만 설명할 필요가 없다 는 뜻이기도 합니다.

",

"

사람이 만든 언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의 그 복잡다단한 감정을 한두 마디 언어로 표현하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태어난 절묘한 말이 그냥일 것입니다. 그냥 은 여유입니다.

",

긴 인생을 살면서 자잘한 이유들은 일일이 상대하지 않겠다는 너털웃음 같은 말입니다.

"

내가 하고자 하는 말 앞에 그냥이라는 말 하나만 얹어도 우리 인생은 훨씬 더 헐렁하고 넉넉하고 가벼워질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 그냥이라는 말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

-카피라이터 정철 ‘인생의 목적어’ 중-

꽃멀미

꽃멀미

꽃멀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ㅡ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ㅡ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이해인-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법칙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법칙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법칙

우리는 매일매일 풀어야 할

삶의 숙제들을 떠 안고 살아간다.

숙제를 두려워하면 성적이 안오르는 것처럼

삶의 퍼즐을 두려워하거나 짜증내면 인생은 더 고달프다.

현실의 퍼즐을 보고 미리 겁을 내거나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만 않는다면

반드시 그 해답을 찾는 인생은 퍼즐이다.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의 최악의 결과를

속단하지 말고 최선의 결과를 생각하라.

퍼즐에는 이미 해답이 있으며

그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자신에게 말하라.

-이동연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법칙’ 중-

세상이 하라는 대로

세상이 하라는 대로

세상이 하라는 대로

세상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다 보면 운명의 노예로 살게 됩니다.

내가

세상에게 시키고

세상에게 따라오라 이끌면

운명이 나의 노예가 되게 됩니다.

운명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유지나-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누군가와 함께라면 갈 길이 아무리 멀어도 갈 수 있습니다

바람 부는 들판도 지날 수 있고 위험한 강도 건널 수 있으며 높은 산도 넘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라면 갈 수 있습니다.

나 혼자가 아니고 누군가와 함께라면 손 내밀어 건져 주고 몸으로 막아 주고 마음으로 사랑하면 나의 갈 길 끝까지 잘 갈수 있습니다.

이 세상은 혼자 살기에는 너무나 힘든 곳입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믿어야 하며 단 한사람에게라도 나의 모든것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동행의 기쁨이 있습니다.

동행의 위로가 있습니다.

우리의 험난한 인생길 누군가와 손잡고 걸어갑시다. 우리의 위험한 날들도 서로 손잡고 건너 갑시다.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삶 속에서’-

세월처럼 무서운 건 없다

세월처럼 무서운 건 없다

세월처럼 무서운 건 없다

결혼을 결심하고 나에게 주례를 부탁하는 젊은 남녀에게 “앞으로 50년 동안 꾸준하게 사랑할 수 있겠느냐”고 묻습니다. 물론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예” 입니다.

그러나 50년이라는 긴 세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변함없이 사랑하며 건강하게 사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중국 송대의 대학자 주희가 어느 해의 가을을 맞아 이렇게 읊었습니다. ‘젊은이 늙기 쉽고 학문 대성하기 어려우니 일분일초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 연못가의 봄풀은 아직도 꿈속인데 계단 앞 오동나무 잎에는 가을바람 분다’

세월은 계곡을 흐르는 물 같고 시위를 떠난 화살같이 빨리 달려갑니다. 세월 앞에 힘 센 사람이 누구입니까?

70년 전에 해방을 맞았습니다. 그 때 나이가 열여덟이었습니다. 60년 전에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50년 전에는 연세대학교의 교무 처장이었습니다. 50년 전에는 어머님, 아버님이 다 살아계셨고 나의 누님도 건강하였습니다.

50년 전에는 친구 이근섭과 저녁 먹고 나서는 함께 꼭 산책하였고, 제자 최영순은 건강하고 공부 잘 하는 대학생이었는데, 나만 두고 다들 떠났습니다.

“낙엽을 밟으며” 돌아오지 않는 그들을 나는 이 가을에 그리워합니다.

산다는 것이 몹시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찰스 램(Charles Lamb)과 함께 이렇게 읊조립니다.

“All, all are gone, old familiar faces”

"

모두 모두 갔다 옛날의 그리운 얼굴들

",

오늘은 여기 살아있지만 내일은 이곳을 떠날 겁니다. 그래서 나는 내 가까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오늘 최선을 다해 사랑하리라 마음먹고 있습니다.

세월이 이렇게 빠르다는 것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정말 무서운 건 세월입니다.

-김동길 칼럼-

세상에서 제일 슬픈 일 중에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을 때야. 맛있

세상에서 제일 슬픈 일 중에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을 때야. 맛있는 것도 사주고, 경치 좋은 곳도 구경시켜 주고 싶은데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없을 때란 말이야.

세상에서 제일 슬픈 일 중에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을 때야. 맛있는 것도 사주고, 경치 좋은 곳도 구경시켜 주고 싶은데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없을 때란 말이야.

오늘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고 오늘이 사랑을 받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어. 그러니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사랑 표현을 내일로 미루지 마.

내일은 상상 속에만 있는 거야. 아무도 내일을 살아 본 사람은 없어. 세월이 가도 매일 오늘만 사는 거야.

사랑도 오늘뿐이지

내일 할 수 있는 사랑은 없어.

-‘인생 9단’ 중-

아파도 좋은 건 사랑이다

아파도 좋은 건 사랑이다

아파도 좋은 건 사랑이다

마음 속 구멍 숭숭 뚫린

돌담장을 허물고

팔월의 장미가 담장을 넘는 건

빨간 열정을 토해내기 위함이 아닙니다

아직 모르고 있는

아직 찬란한 햇살을 모르고 있는 당신에게

사랑과 정열을 전해주기 위함입니다

이제 젊은 여름날의 뜨거운 사랑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만지면 으스러질

만지면 바스락거릴 가슴입니다

주섬주섬 보따리 챙겨들고

산등성 얕으막한 곳에

평상처럼 깔린 자리에 앉아

산바람에 묻어오는 그리움과

술 한 잔 나누고 싶습니다

주절주절 핑계라도 되어

인생 이야기도 술잔에 담아

같이 나누어 마시고 싶은

-정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