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6일 수요일

숙맥불변菽麥不辨 - 콩과 보리를 구별못하다, 어리석고 못난 사람

숙맥불변菽麥不辨 - 콩과 보리를 구별못하다, 어리석고 못난 사람

숙맥불변(菽麥不辨) - 콩과 보리를 구별못하다, 어리석고 못난 사람

콩 숙(艹/8) 보리 맥(麥/0) 아닐 불(一/3) 분별할 변(辛/9)

확실히 아는 것이 없으면서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무식하다고 비웃는다. 흙을 고르는 고무래를 옆에 두고도 같은 모양의 丁(정)자를 모른다고 目不識丁(목불식정)이라 한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속담과 같다. 고기 어(魚)자와 노나라 로(魯)자를 혼동했다고 魚魯不辨(어로불변)이라 놀리기도 한다. 어중간하게 아는 것은 잘 한 일인가. 장마당에서 굿판을 구경하는데 뒤에서 난쟁이는 볼 수가 없어 앞사람이 전해주는 대로 덩달아 이야기한다. 이런 矮者看戱(왜자간희)도 욕을 먹는다. 차라리 ‘모르면 약이요 아는 게 병’이란 말을 새기면 맘 편하다.

글자를 모른다고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겠지만 주식으로 매일 대하는 콩과 보리(菽麥)를 구분하지 못한다(不辨)면 문제겠다. 밭에다 심을 때는 같지만 자랄 때나 낟알 모양은 전혀 다르므로 이것을 구분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말은 무식의 정도가 아니라 사리 분별을 못 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고지식하거나 우둔한 사람을 뜻했다. 줄여서 菽麥(숙맥), 또는 센 말로 쑥맥이라 사용하기도 한다.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서 처음 등장하니 역사도 오래 됐다.

晉(진)나라의 厲公(여공)은 국력이 강성해지자 교만과 사치를 일삼고 미소년 胥童(서동)만을 총애했다. 대신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欒書(난서, 欒은 단란할 란) 등이 일을 꾸며 서동과 여공을 독살했다. 이후 맞아들인 왕이 悼公(도공)인데 왕위에 오를 때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니라며 복종하도록 다짐을 받았다. 대신들은 명을 따르겠다며 답한다. ‘사실 주자에게는 형이 있었지만 지혜가 없어서 콩과 보리도 분간하지 못했으므로 임금으로 세울 수 없었습니다(周子有兄而無慧 不能辨菽麥 故不可立/ 주자유형이무혜 불능변숙맥 고불가립).’ 주자는 도공의 부친이 周(주)나라 망명 때 낳아 그렇게 불렀다. 도공은 왕권을 강화하고 현명하고 바른 정치를 펼쳐 다시 강국을 만들었다.

모든 사람이 다 잘난 세상에서 이처럼 우둔한 사람은 없다. 또 이런 사람은 지도층에 오르지도 못한다. 다만 너무 알아서 자기가 아는 것만이 옳다고 여기는 것이 더 문제다. 잘 알아도 주위의 의견을 듣고 잘 판단해야 할 일이라도 온갖 자료를 갖다 대면서 합리화시킨다. 이런 유식자보다 경청하는 무식자가 더 나을 수가 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동온하정冬溫夏凊 -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서늘하게

동온하정冬溫夏凊 -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서늘하게

동온하정(冬溫夏凊) -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서늘하게

겨울 동(冫/3) 따뜻할 온(氵/10) 여름 하(夊/7) 서늘할 정(冫/8)

계절의 변화에 따라 겨울 추울 때는 따뜻하게 보호(冬溫)하고 여름철에는 시원하게 해 드린다(夏凊)는 이 말은 자식이 부모를 잘 섬겨 효도하는 것을 가리킨다. 옛날 중국인들이 우리 민족을 가리켜 풍속이 아름답고 예절이 바르다며 東方禮儀之國(동방예의지국)이라 불러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鄕黨尙齒(향당상치)에서 말한 대로 어버이를 공경하는 孝親(효친)뿐 아니라 나이든 어른을 받드는 敬老(경로)는 외국의 부러움을 사 왔다. 그러던 것이 다른 노인은 물론 부모까지 서운하게 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 今昔之感(금석지감)을 느끼게 한다. 서늘할 凊(정)의 부수 冫(빙)은 氷(빙)의 본자 冰(빙)에서 보듯 얼음을 뜻한다.

이 성어는 五經(오경)의 하나인 ‘禮記(예기)’에 저녁에는 잠자리를 보아드리고 아침에는 문안을 드린다는 昏定晨省(혼정신성)과 짝지어 나타난다. 예기는 의례의 해설서를 넘어 일상의 사소한 영역까지 예의 근본정신을 서술하여 중시됐는데 曲禮(곡례)편에 실려 있다. 부분을 인용해 보자. ‘무릇 사람의 자식이 되어 부모를 섬기는 예는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 드리고 여름에는 서늘하게 해 드리며, 저녁에는 잠자리를 정돈해 드리고 새벽에는 문안인사를 드린다(凡爲人子之禮 冬溫而夏凊 昏定而晨省/ 범위인자지례 동온이하정 혼정이신성).’ 이 구절을 줄여 부모님께 효도를 다하는 것을 溫凊定省(온정정성)이라고도 하는데 겨울엔 따뜻이(溫) 여름엔 서늘하게(凊) 해 드리고, 밤에는 이부자리를 펴고(定) 아침에는 문안을 드린다(省)고 한 글자씩 딴 것이다.

한문을 처음 배울 때의 교과서 千字文(천자문)에도 부모 앞에선‘깊은 곳에 임하듯 하며 얇은 데를 밟듯이 조심하고, 일찍 일어나서 추우면 덥게 더우면 서늘케 해 드리라(臨深履薄 夙興溫凊/ 임심리박 숙흥온정)’고 가르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순갱노회蓴羹鱸膾 - 순채국과 농어회, 고향의 맛

순갱노회蓴羹鱸膾 - 순채국과 농어회, 고향의 맛

순갱노회(蓴羹鱸膾) - 순채국과 농어회, 고향의 맛

순채 순(艹/11) 국 갱(羊/13) 농어 로(魚/16) 회 회(肉/13)

어려운 한자로 이뤄진 성어지만 뜻은 단순히 고향의 맛을 가리킨다. 蓴羹(순갱)은 순채라는 나물로 끓인 국이고 鱸膾(노회)는 농어로 회를 친 음식이다. 순나물이라고도 하는 순채는 수련과의 수초로 논에서 기르기도 하고 약용 외에 어린 순을 식용한다. 바닷물고기 농어는 타원형의 몸통에 검은 점이 많고 자랄수록 맛을 좋다. 지역에 따라 특산품이 많아 고향의 맛을 상징하는 것이 다 다를 텐데 순채국과 농어회가 오른 것은 중국 西晉(서진) 때 張翰(장한)이라는 사람의 고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장한은 吳郡(오군) 출신으로 문장에 뛰어났다. 격식을 싫어하고 예절에 구애받지 않아서 사람들이 그를 江東步兵(강동보병)이라 불렀다. 장한은 진나라 惠帝(혜제)때 司馬冏(사마경, 冏은 빛날 경)이 집정하자 그의 밑에서 벼슬자리를 얻었다. 그 후 나라가 시끄러워지고 세력을 좌우하던 사마경이 실권할 것을 예측하고는 자신에게도 화가 미칠 것을 두려워해 떠날 결심을 했다. 洛陽(낙양)에 있을 때 가을바람이 불자 ‘고향 땅의 진미인 연한 나물과 순채로 끓인 국, 농어가 생각났다(思吳中菰菜 蓴羹 鱸魚膾/ 사오중고채 순갱 로어회).’ 菰는 부추 고.

그러면서 장한은 말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의 뜻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귀중한 일이다. 어찌 벼슬로 수천리 떨어져 살면서 명예나 작위를 노리겠는가(人生貴得適志 何能羈宦數千里以要名爵乎/ 인생귀득적지 하능기환수천리이요명작호)!’ 미련 없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와 유유자적했다. 한 사람이 한 때의 기분으로 사후에 올 명예는 생각하지 않는 행동이라 하자 장한은 지금의 한 잔 술이 죽은 뒤의 어떤 것보다 귀하다고 했다. 房玄齡(방현령) 등이 편찬한 ‘晉書(진서)’ 열전에 나온다.

장한의 결단은 상급자에 굽실거리는 것이 싫다며 歸去來辭(귀거래사)를 읊은 陶淵明(도연명)을 연상시킨다. 이 성어는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면서 인생은 자신의 뜻에 적합한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개인적인 삶이 없어진 현대사회에서 직장이나 직업을 선택할 때 업무와 사생활의 균형을 갖추려는 워라밸(Work-life balance)로 발전한 셈이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小確幸(소확행)도 상통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교병필패驕兵必敗 – 교만한 군대는 반드시 패한다.

교병필패驕兵必敗 – 교만한 군대는 반드시 패한다.

교병필패(驕兵必敗) – 교만한 군대는 반드시 패한다.

교만할 교(馬/12) 병사 병(八/5) 반드시 필(心/1) 패할 패(攵/7)

스스로 자랑하며 뽐내는 自慢(자만)을 경계하는 말은 많다. 가장 쉽게 비유한 말이 ‘헤엄 잘 치는 놈 물에 빠져 죽고 나무에 잘 오르는 놈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다’는 속담과 같은 善游者溺 善騎者墮(선유자익 선기자타)이다. 말을 잘 타는 자는 말에서 떨어진다는 淮南子(회남자)의 교훈이다. 老子(노자)도 가르친다. ‘스스로의 공덕을 자랑하면 그 공이 없어지고, 자기의 재능을 자만하는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한다(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자벌자무공 자긍자부장).’ 이런 개인도 자만이 금물인데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장에서야 말할 필요가 없다. 자신들의 무력만 믿는 군대나 싸움에 이긴 뒤 우쭐대는 군대(驕兵)는 반드시 패한다(必敗).

後漢(후한) 초기 역사가 班固(반고)가 20년에 걸쳐 완성한 ‘漢書(한서)’에 兵驕者滅(병교자멸)의 유래가 실려 있다. 교만한 군대는 반드시 망한다는 말이니 뜻이 같다. 前漢(전한)의 10대 宣帝(선제) 때는 匈奴(흉노)의 침범으로 골치를 썩이고 있었다. 西域(서역)의 중간 지역에 있던 車師(거사)란 조그만 나라가 흉노와 대치하다 한나라에 항복했다. 기원전 68년 흉노가 다시 거사국으로 쳐들어와 한나라군을 포위하자 선제는 趙充國(조충국) 장군 등과 구원병 출병을 논의했다. 흉노가 쇠약해지는 틈을 타 그들의 요지를 공격하여 다시는 서역을 어지럽히지 못하도록 즉시 구원병을 보내려 했다. 그때 승상인 魏相(위상)이 글을 올려 간했다. 난국을 구하고 포악한 자를 죽이는 싸움을 義兵(의병)이라 하며 이런 싸움을 하게 되면 천하의 임금이 될 수 있다며 이어진다. ‘자기 나라의 큰 힘을 믿고 백성이 많음을 자랑하여 적에게 위세를 보이기 위한 싸움을 교병이라 하는데, 군사가 교만한 전쟁을 하면 멸망당합니다(恃國家之大 矜人庶之衆 欲見威於敵者 謂之驕兵 兵驕者滅/ 시국가지대 긍인서지중 욕견위어적자 위지교병 병교자멸).’ 이 말을 듣고 자신이 교만했음을 깨달은 선제는 파병을 취소시켰다. 위상 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경쟁이 있는 사회에서 어디서든 크고 작은 싸움이 있게 마련이다. 실력으로 보나 세력으로 보나 질 수 없는 싸움에서 자만하여 패하고도 그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면 다음에도 이길 수 없는 어리석은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승거목단 수적석천繩鋸木斷 水滴石穿 - 노끈으로 톱질하여 나무를 끊고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

승거목단 수적석천繩鋸木斷 水滴石穿 - 노끈으로 톱질하여 나무를 끊고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

승거목단 수적석천(繩鋸木斷 水滴石穿) - 노끈으로 톱질하여 나무를 끊고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

노끈 승(糸/13) 톱 거(金/8) 나무 목(木/0) 끊을 단(斤/14)

물 수(水/0) 물방울 적(氵/11) 돌 석(石/0) 뚫을 천(穴/4)

하늘에서 내려준 재주로 단번에 우뚝 선다면 모두 우러러볼까.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도 드물뿐더러 바닥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간 노력파들을 세상에선 더 대단하다고 친다. 모든 일은 단계가 있기에 중간을 껑충 뛰어 앞서면 정상적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작은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큰 결과를 이룬다는 교훈적 성어는 유난히 많다. 잘 알려진 몇 개만 예를 들면 도끼 갈아 바늘 만들기 磨斧作針(마부작침), 어리석은 우공의 산 옮기기 愚公移山(우공이산), 티끌 모아 산 만들기 積土成山(적토성산), 정신 집중하여 화살로 바위 뚫기 中石沒鏃(중석몰촉)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이야기를 보면 노끈으로 톱질하여(繩鋸) 나무를 자르는(木斷) 것이나 물방울(水滴)로 바위를 뚫는다(石穿)고 해도 어리석다고 말하지 못한다. 아니 상상하기 힘든 부단한 노력을 높이 산다. 꾸준히 노력하면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이겨 내고 결국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에 尸佼(시교, 佼는 예쁠 교)의 저서 ‘尸子(시자)’에 비슷한 뜻으로 처음 등장한 이래 자주 인용되었다. ‘물은 송곳이 아니고, 노끈은 톱이 아니지만(水非石之鑽 繩非木之鋸/ 수비석지찬 승비목지거)‘ 쉼 없이 문지르면 돌과 나무를 끊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시교는 商鞅(상앙, 鞅은 가슴걸이 앙)의 변법 시행을 도왔던 사람이다.

南宋(남송)의 羅大經(나대경)이 지은 ‘鶴林玉露(학림옥로)’에는 張乖崖(장괴애)라는 현령의 고사가 있다. 창고에서 엽전 한 닢을 훔친 관리에게 곤장을 치게 하며 말했다. ‘하루에 일전이면 천일에 천전이고, 먹줄에 튕겨 나무가 끊어지고 물방울에 돌이 뚫린다(一日一錢 千日千錢 繩鋸木斷 水滴穿石/ 일일일전 천일천전 승거목단 수적천석).’ 일전 훔친 벌이 과하다고 항의한 데 대해 꾸짖은 것이다.

‘새끼줄 톱도 나무를 자르고 물방울도 돌을 뚫는다. 도를 배우는 사람은 모름지기 힘써 구하라(繩鋸木斷 水滴石穿 學道者須加力索/ 승거목단 수적석천 학도자수가역색).’ 明(명)나라 洪自誠(홍자성)의 교훈집 ‘菜根譚(채근담)’ 후집에 나온다.

느릿느릿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다는 우화처럼 꾸준한 노력 앞에 저만 믿는 재주는 못 당한다. 여기엔 물론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과 같이 조그만 나쁜 짓도 하지 말라는 경계도 있다. 그래도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가는데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해 나가야 앞날에 영광이 기다린다는 뜻에 더 많이 사용되는 성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报名 bàomíng

报名 bàomíng

报名 bàomíng

1. 신청하다 2. 지원하다 3. 이름을 올리다 4. 등록하다

고희古稀 - 예부터 드문 나이, 70세

고희古稀 - 예부터 드문 나이, 70세

고희(古稀) - 예부터 드문 나이, 70세

예 고(口/2) 드물 희(禾/7)

사람이 70세가 되면 고래로 드문 나이라며 고희라 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오늘날에는 90세, 100세의 건강노인도 흔하고, 노인 기준을 75세부터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지만 평균수명이 길지 않았던 옛날에는 70 인생도 드물었을 것이다. 그래서 태어난 해의 甲(갑)으로 되돌아온다는 60세의 還甲(환갑)만 돼도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 나이에 대한 이칭은 숱하다. 일반적으로 孔子(공자)가 論語(논어) 爲政(위정)편에서 언급한 志學(지학, 15세), 而立(이립, 30세), 不惑(불혹, 40세), 知天命(지천명, 50세), 耳順(이순, 60세) 등이 많이 인용된다.

공자는 70이 되어서야 뜻대로 행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從心所欲 不踰矩/ 종심소욕 불유구, 踰는 넘을 유, 矩는 법 구)고 하여 70세를 從心(종심)으로 지칭했는데 더 많이 쓰이는 古稀(고희)는 詩聖(시성)으로 불린 唐(당)나라 杜甫(두보)의 시에서 유래했다. 그가 정정불안으로 관직엔 운이 없고 답답한 마음으로 시작에 심취한 것이 詩仙(시선)인 李白(이백)과 함께 李杜(이두)로 불리는 영예로 남게 됐다.

두보가 수도 長安(장안)의 아름다운 연못 曲江(곡강) 가까이서 지내며 남긴 시 중에서 고희란 말이 나온다. 47세 때 쓴 ‘곡강2’란 시의 앞부분이다. ‘朝回日日典春衣 每日江頭盡醉歸 酒債尋常行處有 人生七十古來稀(조회일일전춘의 매일강두진취귀 주채심상항처유 인생칠십고래희/ 조회에서 돌아오면 날마다 봄옷을 잡혀, 하릴없이 강가에서 만취하여 돌아오네, 몇 푼 안 되는 술빚은 가는 곳마다 있기 마련이지만, 인생살이 칠십년은 예부터 드물었네).’ 길지 않은 인생 즐거움을 한껏 누리자는 달관한 듯한 두보도 물론 고희는 맞지 못하고 59세 때 생애를 마쳤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 클럽발 코로나 확산에 “진짜 개념 없다”

◇ 클럽발 코로나 확산에 “진짜 개념 없다”

◇ 클럽발 코로나 확산에 “진짜 개념 없다”

국내 코로나19 방역에 다시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태원 클럽 여러 곳을 방문한 용인 66번 확진자가 접촉한 사람이 추가 확진됐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격리 권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확진자의 안일한 행동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셉니다. 확진자의 동선에 성 소수자 클럽이 있다는 점에 대한 의견도 분분합니다.

- “공든 탑 흔들”

“제2의 신천지 사건이네. 용인 66번 확진자, 진짜 개념 없고 몰상식한 사람. 어떻게 그렇게 싸돌아다닐 수가 있나. 이런 사람들은 본인이 전액 치료비와 벌금 내야 한다. 국가에 미치는 재정적인 손해가 막심하다.” 다수의 국민이 이처럼 분노를 표출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어기고 여러 곳 돌아다닌 66번 확진자는 신상 공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 “비난 과하면 숨는다”

“화가 나지만 확진자 비난은 코로나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식이면 돌아다녔던 경증 환자들 다 숨어버려요.” 한 네티즌은 비난이 너무 과하면 역학조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걱정합니다. “학교는 문 닫고 클럽은 문 여는 게 최대 미스터리” “초기 대응 때 모든 유흥시설 영업정지 안 한 정부 탓”이라는 성토도 있습니다.

- 성 소수자 인권 침해

“클럽이라고 하면 됐지, 게이클럽이라고 공신력 있는 언론에서 뿌리면 그 사람은 앞으로 사회생활 어떻게 하나. 잘못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인생이 송두리째 뒤집혀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심이 간다.” 아우팅(성 소수자의 성별 정체성에 대해 본인의 동의 없이 밝히는 행위)을 당하게 된 클럽 이용자의 사생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반면, “국민 알 권리를 통한 국익 우선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 “이 시국에 놀러 가는 게 잘못인데 왜 국가가 아우팅한다 생각하지? 초창기 매일 동선 나왔는데. (확진자는) 우리 인권 생각 안 하는데 우리가 확진자 인권까지 감안하고 지내야 하나?”며 개인의 성 정체성보다는 코로나19 방역이 우선돼야 한다는 반발도 있습니다.

"

-중앙일보 e글중심-

"

◇ 은행들, 그동안 국민에게 진 신세 이번에 갚아라~

◇ 은행들, 그동안 국민에게 진 신세 이번에 갚아라~

◇ 은행들, 그동안 국민에게 진 신세 이번에 갚아라~

"

우리나라 은행들은 최근 20여 년 사이에 크게 두 차례 국민과 국가에 신세를 졌다. 1997년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다. 외환 위기 땐 무분별한 기업 대출로 대다수 은행이 부도 위기에 몰려 당시 한 해 GDP(국내총생산)의 13%에 해당하는 64조원의 공적 자금을 수혈받았다. 이른바 손실의 사회화로 기사회생한 셈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땐 은행들이 달러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정부가 한·미 통화스와프, 450억달러 외환 공급, 1000억달러 대외 채무 지급 보증 등 대규모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구제해주었다.

",

"

외환 위기 이후 은행 통폐합으로 몸집이 커진 은행들은 과점(寡占)체제하에서 공격적인 가계 대출로 덩치를 더 키우며 막대한 이익을 올려왔다. 은행은 억대 연봉과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는 신의 직장이 됐고, 조기 퇴직자에게 3~4년치 연봉을 안겨주는 명퇴금 잔치를 해마다 벌이고 있다. 이익의 사유화다.

",

은행들은 고비용·고복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 3조~4조원대 이익을 자동으로 안겨주는 예대마진으로도 부족해 고위험 투자 상품을 마구 팔아 천문학적 수수료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 고객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주고 있다면 수수료 수입도 정당화되겠지만, 부족한 실력 탓에 원금까지 날리는 사태가 다반사다. 고객에게 수조원대 손실을 끼친 금리 연계 파생 상품(DLF) 판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이 그런 사례들이다.

코로나 사태로 기업과 가계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이런 사정은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선진국 은행들은 배당과 임직원 보너스 지급을 중단하고 그 재원을 기업과 가계 금융 지원 자금으로 돌리고 있다. 우리 은행들에선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파산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에게 급전 1000만원을 연 1.5% 이율로 빌려주는 소상공인 긴급경영지원자금이 조기에 동나자, 정부는 은행을 동원해 2차 소상공인 지원 자금 10조원을 대출해주도록 할 계획이다. 그런데 대출금리가 보증료까지 더하면 4%대까지 올라가 "이 판국에 이자놀이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원가에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1%대 금리도 불가능하지 않을 텐데, 은행들은 조금도 손해 보지 않겠다는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에게 많은 신세를 져온 은행들이 이번엔 상생과 연대의 정신으로 \이익의 사회화\를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조선일보-

2024년 3월 5일 화요일

◇ 한국판 산티아고 가는길, 전국 순레길 걸어볼까?

◇ 한국판 산티아고 가는길, 전국 순레길 걸어볼까?

◇ 한국판 산티아고 가는길, 전국 순레길 걸어볼까?

"

스페인 산티아고 가는 길은 누구나 걷고 싶어하는 세계적 순례길이다. 종교에 관계없이 걷고 생각하며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여정이다. 국내에도 걷기 좋은 순례길이 많아졌다. 천천히 걸으며 사색하고 마음의 휴식을 얻을 수 있는 길이다.

",

외딴섬이 외지인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전남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 기점·소악도에 조성된 순례길 때문이다. 기점·소악도는 병풍도를 모섬으로 하는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등 작은 섬 네 개를 말한다. 섬과 섬은 갯벌에 돌을 놓아 만든 노둣길로 이어진다.

"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조성 사업으로 섬을 따라 작은 예배당 열두 개를 세우고 이 예배당을 잇는 12㎞의 순례길(사진 위)이 만들어졌다. 섬을 잇는 순례길이라고 해서 섬티아고, 예배당 열두 개가 예수의 12사도를 상징한다고 해서 12사도 순례길이라고도 불린다. 작은 예배당 열두 개는 종교 색을 떠나 모두 건축 작품이다. 국내외 공공 조각, 설치미술 작가들이 참여해 만든 이국적이고 예술적인 건물을 만날 수 있다. 순례길을 걸으며 넓은 갯벌과 평화로운 섬 풍경도 마음에 담는다. 기점·소악도로 가는 배편과 숙박 정보는 기점·소악도 홈페이지(기점소악도.com)에서 확인.

",

"

천주교 서울 순례길은 아시아 최초로 교황청의 공식 승인을 받은 국제 순례지다. 서울 도심에서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근대 건축물, 한강을 따라 걸으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명동대성당과 가회동 성당, 서소문 순교성지 등 스물네 개 장소를 중심으로 말씀의 길(8.7㎞), 생명의 길(5.9㎞), 일치의 길(29.5㎞) 등 세 코스가 있다. 자세한 순례길 코스와 안내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홈페이지(martyrs.or.kr)에서 볼 수 있다.

",

"

선비의 도시라고 불리는 경북 안동에는 안동 선비 순례길(사진 아래)이 있다. 안동호의 아름다운 풍경과 유교 문화 유적을 따라 걷는 길이다. 총 길이 91㎞로 아홉 코스가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퇴계 이황의 숨결이 깃든 도산서원을 지나는 도산서원길과 이육사 시인의 고향 원촌마을을 지나는 청포도길 등이 있다. 선성현길에는 안동호 수면에 설치된 부교(浮橋) 위를 걷는 선성수상길이 있어 색다른 체험도 할 수 있다.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