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9일 토요일

천국에 맛이 있다면

천국에 맛이 있다면

천국에 맛이 있다면

낯선 곳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배운다는 건

신나는 일이다.

이제까지의 취향에서 벗어나

낯선 걸 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 있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였던 것같다.

나는 그날 이후

하루에도 몇 잔씩 에스프레소를 마셨고

마시면 마실수록 느껴지는 특유의 풍미와 운치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게 몇 년 전 이야기이다.

요즘은 거의 매일 두 세잔의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기억한다.

이른 아침 노천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처음 마셨던 그날을 말이다.

만약 포르투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 커피를 마셨다면

그 맛과 운치를 느끼지 못하고

여전히 탄산음료나 과일 주스를 마시고 있을지도모른다.

그 오래된 도시와 에스프레소 그리고 담배는

내게 완벽한 타이밍과 분위기를 선사했다.

천국에 맛이 있다면

어쩌면 포르투에서 마셨던

그 에스프레소 맛이 아닐까?

-김동영 ‘천국이 내려오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