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4일 금요일

아들아 잘 가

아들아 잘 가

아들아 잘 가

세상일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지 못한 고향 집

모처럼 찾아가니

늙으신 어머니 더욱 늙었고

몸집이 더욱 작아지셨다

그러나 모처럼 아들 만난 기쁨에

어머니 얼굴은 꽃송이

방글방글 웃으시는 달덩이

오래 당신 옆에 있지도 못하고

또다시 고향 집 떠나올 때

마루에서 내려 토방에서 내려

휠체어 타고

대문간 지나 바깥마당까지 나와서

아들을 바라보시는 어머니

아들이 어른 같고 어머니가 아이만 같아

마음 아프다

어머니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아들의 인사말에 문득 아들아 잘 가

한번도 들어 보지 못한

어머니의 인사말

아들아 잘 가

그 인사말에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네 어머니 다시 또 오겠습니다

어머니 뵈러 다시 오겠습니다

.... 이것이 영이별이라도 되는 것일까

어머니 말씀에 눈물이 솟아

무너지는 마음

네 어머니 네 어머니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어머니 뵈러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나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