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잘 가
아들아 잘 가
세상일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지 못한 고향 집
모처럼 찾아가니
늙으신 어머니 더욱 늙었고
몸집이 더욱 작아지셨다
그러나 모처럼 아들 만난 기쁨에
어머니 얼굴은 꽃송이
방글방글 웃으시는 달덩이
오래 당신 옆에 있지도 못하고
또다시 고향 집 떠나올 때
마루에서 내려 토방에서 내려
휠체어 타고
대문간 지나 바깥마당까지 나와서
아들을 바라보시는 어머니
아들이 어른 같고 어머니가 아이만 같아
마음 아프다
어머니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아들의 인사말에 문득 아들아 잘 가
한번도 들어 보지 못한
어머니의 인사말
아들아 잘 가
그 인사말에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네 어머니 다시 또 오겠습니다
어머니 뵈러 다시 오겠습니다
.... 이것이 영이별이라도 되는 것일까
어머니 말씀에 눈물이 솟아
무너지는 마음
네 어머니 네 어머니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어머니 뵈러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나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