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0일 목요일

친구에게

친구에게

친구에게

니가 내가 아니듯

나 또한 네가 될 수 없기에

너 전부를 알지 못한다고

노여워하지 않기를.

단지 침묵 속에서 어색해하지 않으며

마주 잡은 손길 끝으로

스쳐가는 눈길만으로 대화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기를.

멀리 있다 하여도

니가 나를 잊을까 걱정되지 않으며

나 또한 세월이 흐른 어느날

너의 단점이 발견되었다고

너의 인격을 무시하지 않으며

늘 미소를 띄우며 옳다고 말해 주길 바라지 않으며

단지 내가 혼자일 때 누군가를 원할 때

귀찮아하지말고 내 곁에 다가올 수 있기를.

너로 인해 내가 존재하고

나를 통해 너를 확인할 수 있도록

먼 훗날 우리가 죽음 앞에 서더라도

너와의 만남을 가장 행복해하며

너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길.

-이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