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친구에게
니가 내가 아니듯
나 또한 네가 될 수 없기에
너 전부를 알지 못한다고
노여워하지 않기를.
단지 침묵 속에서 어색해하지 않으며
마주 잡은 손길 끝으로
스쳐가는 눈길만으로 대화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기를.
멀리 있다 하여도
니가 나를 잊을까 걱정되지 않으며
나 또한 세월이 흐른 어느날
너의 단점이 발견되었다고
너의 인격을 무시하지 않으며
늘 미소를 띄우며 옳다고 말해 주길 바라지 않으며
단지 내가 혼자일 때 누군가를 원할 때
귀찮아하지말고 내 곁에 다가올 수 있기를.
너로 인해 내가 존재하고
나를 통해 너를 확인할 수 있도록
먼 훗날 우리가 죽음 앞에 서더라도
너와의 만남을 가장 행복해하며
너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길.
-이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