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5일 토요일

정수장학회正修獎學會

정수장학회正修獎學會

정수장학회(正修獎學會)

부산지역 기업인으로 2~3대 민의원을 지낸 고(故) 김지태(1908~1982) 씨는 1962년 외환관리법, 부정축재처리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다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부산일보와 한국문화방송 주식 100%와 방송 주식 65.5%, 토지 33만 여m2(약 10만 평)를 국가에 강제 기부당했는데, 정수장학회는 이 재산을 기반으로 설립된 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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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태 씨는 1958년 부일장학회라는 단체를 설립하였으며, 설립 이후 4년 동안 1만여 명에게 17억여 만환의 장학금을 지급하였다. 하지만 1961년 5ㆍ16 군사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이 단체는 5ㆍ16장학회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1982년 박정희 대통령의 정(正)과 육영수 여사의 수(修)를 따 정수장학회로 명명되었다. 이와 관련, 부일장학회의 소유권이 김 씨로부터 국가에 이전된 과정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꾼 뒤, 이 단체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관리해 왔다. 초대 이사장인 이관구 전 재건국민운동본부장을 시작으로 엄민영 전 내무부 장관, 박 전 대통령의 친구인 최석채 전 MBC 이사가 뒤를 이었다. 박근혜 대표는 1995년 이사장직에 올랐으며 2005년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최필립 전 리비아 대사가 후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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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의 정관에 따르면 이사장은 이사들의 호선으로 선출하며, 이사회 의결안은 과반 이상의 이사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이사진의 임기는 4년이며, 연임 제한이 없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무제한 중임이 가능하다. 한편 정수장학회 재산은 언론사 지분으로 MBC 문화방송 지분 30%(6만 주), 부산일보 지분 100%(20만 주), 부동산 자산으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부지 2384m2가 대표적이며, 15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또한 200억여 원의 예금 자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2년 5ㆍ16장학회 설립 이후 50년간 정수장학회가 배출한 장학생은 3만 8000여 명에 이르며, 장학금을 받은 학생 중 학교를 졸업한 이들은 1966년부터 정수장학범동창회 상청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상청회 회원들은 학계와 정치, 경제, 법조계 등 사회 전 영역에 포진해 있다. 또한 일부 교수는 지역별로 나뉘어 정수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의 모임인 청오회(1966년 설립)를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정수장학회 관련 논란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의 소유권이 김지태 씨로부터 국가에 이전된 과정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 김 씨는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요구한 혁명자금을 거부해 1962년 3월 재산 해외도피 혐의 등으로 중앙정보부에 체포되었고, 2개월 여간 구금생활을 하다 부일장학회와 부산일보, MBC, 부산MBC의 운영권 포기각서를 쓰고 풀려났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측은 이를 헌납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김 씨의 유족들과 시민사회단체는 강탈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박근혜 현 새누리당 대표는 1995년 이사장직에 오른 이후 10년간 장학회 이사장직을 유지하며 2억여만 원을 수령했는데, 급여 이외에 과다하게 지급된 섭외비, 상근직 수행 여부 등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정수장학회 관련 논란은 2004년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진상조사단을 꾸려 사회 환원을 요구한 후 이해찬 국무총리가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를 공언하면서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위원회의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사건 조사가 진행되었으며,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지시로 김 씨를 수사했다는 사실과 구속 상태에서 강압에 의해 작성된 기부승낙서에 서명을 한 사실 등을 밝혀냈다. 이어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 6월, 국가가 공권력의 강요로 발생한 재산권 침해에 대해 사과하고 명예회복 및 화해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으며, 이에 김 씨의 유족이 소송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당시 정수장학회의 재산 환수나 환원 조치는 없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는 2012년 2월, 부일장학회(현 정수장학회) 설립자인 김 씨의 유족 등 6명이 장학회 설립 과정에서 강제로 기부된 아버지의 주식을 돌려 달라며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주식양도 등 청구소송 1심 선고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강압으로 재산이 넘어간 사실은 인정했지만, 시효가 지나 반환 청구는 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