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사람의병대 대장 윤희순 1편
■ 안사람의병대 대장 윤희순 1편
윤희순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병대장이다. 16살의 윤희순이 시집 온 강원도 춘천 유씨 집안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유난히 깊은,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헌신한 집안이었다.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시아버지 유홍석은 ‘춘천의병대’를 만들었고, 윤희순은 의병들에게 음식과 옷을 제공했다. 그러나 나라의 상황은 점점 나빠져만 갔다.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제가 고종 황제를 강제로 폐위시키고, 군대를 해산시켰다. 보다 못한 윤희순은 마을 여성들을 모아 ‘여성 의병대’를 만들었는데, 이름 하여 ‘안사람의병대’. ‘안사람 의병대’ 대원들은 병사의 식사를 준비해 날라주고 옷가지를 세탁하고, 부상자나 환자를 치료하는 일을 맡았지만 군사 훈련에도 열심이었다. 창을 가지고 덤불 사이에 숨어 있다가 일본군이 지나가는 것을 가상해서 찌르기 연습도 했다. 탄약제조소를 운영하며 의병들에게 탄약을 공급하기도 했다.
『아무리 왜놈들이 강성한들 우리들도 뭉쳐지면 왜놈 잡기 쉬울세라
아무리 여자인들 나라사랑 모를소냐 아무리 남녀가 유별한들 나라 없이 소용있나
우리도 의병하러 나가보세 의병대를 도와주세 금수에게 붙잡히면 왜놈 시정 받들소냐
우리 의병 도와주세 우리나라 성공하면 우리나라 만세로다 우리 안사람 만만세로다』
이 노래는 윤희순이 지은 <안사람 의병가>다. 윤희순은 8편의 의병가를 직접 작사해서 유포했고, 관군·조선인 밀고자· 일본군을 향한 몇 편의 경고문도 지었다.
『왜놈대장 보거라. 만약에 너희 놈들이 우리 임금, 우리 안사람네를 괴롭히면 우리 조선 안사람도 의병을 할 것이다. 우리 조선 안사람이 경고한다…남의 나라 국모를 시해하고, 네놈들이 살아갈 줄 아느냐. 빨리 사과하고 돌아가. 우리나라 사람 화가 나면 황소나 호랑이 같아서 네놈들을 잡아서 처단하고 말 것이다.』 - 조선 선비의 아내 윤희순 -
『금수들아 받아 보거라. 금수보다 못한 인간들아! 너희 부모 살을 베어 남을 주고도 너희 부모는 살 수 있나. 왜놈의 앞잡이 놈들, 참으로 불쌍하고 애달프다.』 - 조선 안사람 윤희순 -
19세기의 조선 여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거침없는 말투가 쏟아져 나온다. 글의 마지막에는 꼭 자신의 이름 ‘윤희순’을 적어 넣었다. 두려움이 없고 뚜렷한 자아와 치열한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조선의 여인이었다.
- 2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