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8일 월요일

섣달그믐 세시풍속 1편

■ 섣달그믐 세시풍속 1편

■ 섣달그믐 세시풍속 1편

‘섣달’ 이란 ‘설이 드는 달’이란 뜻으로, 말대로 하자면 1월이 섣달이 되어야 한다. 한 해를 열두 달로 잡은 것은 수천 년 전부터지만, 어느 달을 한 해의 첫 달로 잡았는가 하는 것은 때론 달라졌다. 음력 동짓달인 11월을 첫 달로 잡은 적도 있었지만, 대개는 음력 12월을 한 해의 첫 달로 잡고 음력 12월 1일을 설로 쇠었다. 그래서 음력 12월을 설이 드는 달이라 하여 ‘섣달’이라 한 것이다. 그 뒤 음력 1월 1일에 설을 쇠면서도 그전에 음력 12월을 ‘섣달’이라고 부르던 흔적이 그대로 남게 된 것이었다. 그믐은 ‘그믈다’에서 나온 말로 ‘저물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섣달그믐’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맨 끝 달의 끝 날인 12월 30일을 가리키며, 설날을 맞이하기 위한 여러 가지 세시풍속이 있었다.

세밑, 눈썹 세는날, 제석(除夕), 제야(除夜), 제일(除日), 세제(歲除), 세진(歲盡)이라고도 불리는 섣달그믐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이므로 새벽녘에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잠을 자지 않고 한 해가 넘어가는 순간을 지킨다는 뜻으로 이를 수세(守歲)라 하였다. 수세는 장등(長燈), 해지킴, 밤새우기라고도 부르는데, 홍석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인가에서는 다락, 마루, 방, 부엌에 모두 등잔을 켜놓는다. 흰 사기접시 하나에다 실을 여러 겹 꼬아 심지를 만들고 기름을 부어 외양간, 변소까지 환하게 켜놓으니 마치 대낮 같다. 그리고 밤새도록 자지 않는데 이것을 수세라 한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집안 곳곳에 밤새 불을 켜두면 광명이 비쳐서 복이 들어오고 잡귀를 쫓는다고 믿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불 하나씩을 식구불로 정해 점을 치는데, 새해에 고생할 사람의 불은 가물거리거나 기운이 없고, 운이 좋은 사람의 불은 빛이 밝고 좋다고 했다. 또 개를 키우는 집에서는 이날 불을 밝혀두면 새해에 개가 잘 큰다고도 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새벽에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는데, 그 유래는 섣달 중 경신일(庚申日)에는 자지 않고 밤을 지켜야 복을 얻는다는 경신수세(庚申守歲)의 도교 풍속에서 나왔다.

민간에서 전하기로는 이날 잠을 자면 영원히 자는 것과 같은 죽음을 뜻하기 때문에 밤을 샌다고도 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날과 그 전 해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김매순(金邁淳)의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는 어린아이들이 곤하여 졸면 야단을 치면서 “오늘 저녁에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라고 말하며 잠을 못 자게 했다. 그래서 혹시라도 어린 아이들이 참지 못하고 잠을 자면 밀가루를 몰래 눈썹에 칠하고 밤새 나이를 먹어 눈썹이 세었다고 놀리기도 하고, 잠을 자면 굼벵이가 된다고 놀리곤 했다.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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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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