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補와 흉배胸背 2편
■ 보(補)와 흉배(胸背) 2편
왕실에서 상상 속의 동물을 많이 사용한 것은 길상(吉祥)의 의미를 표현함과 동시에 왕실의 위엄과 존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용은 제왕의 상징으로 최고 통치자의 부적이고, 왕권과 나라를 수호하는 호국신이다. 가뭄과 홍수를 주재하는 수신(水神)이고, 항해와 조업을 주재하는 해신(海神)이며, 만물조화의 능력을 갖고 있다.
호랑이는 재앙을 몰고 오는 포악한 맹수로 경계의 대상이지만, 인간의 편에서 잡귀를 몰아내며 선악을 심판하는 영물이기도 하다. 용맹하고 위엄이 있으나 잔인하고 탐욕스럽다. 그래서 병을 막아주고 목(木)의 기운을 상징하며, 신령숭배 민간신앙의 주인공이다.
사슴은 아름다운 외형과 온순한 성격으로 신령한 짐승으로 여겨지며, 우애를 상징한다. 사슴은 자리를 옮길 때마다 머리를 들어 낙오자가 없는지 살피는 습속이 있고, 천년을 살며 오백세가 되면 색이 백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십장생의 하나이다. 해치(獬豸)는 해태라고도 하는데, 죄가 있고 없음을 판단할 줄 안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뿔 달린 머리에 갈기가 돋아 있으며, 꼬리 끝에만 긴 털이 돋아 있고 몸에 서기(瑞氣)가 차 있어 천지조화와 정의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여성들의 노리개나 주머니 등의 장식문에 쓰이기도 하고, 조선시대 대사헌의 흉배문양이 되기도 했다.
붕(鵬)은 용과 학 사이에서 생겨났다는 상상의 새이다. 고상하고 품위있는 자태를 지녀 왕비에 비유하였다. 태평성대를 예고하는 상서로운 새로서 궁중 문양으로 사용하고, 귀인의 예복과 장신구에 사용하였다.
학은 양(陽)을 나타내는 새로, 깃털이 눈같이 희어서 진흙 속에서도 더럽혀지지 않고, 날개 달린 동물의 우두머리로서 선인이 타고 다닌다고 여겨졌다. 청초함과 장수의 상징이다. 대개 구름, 소나무 등 다른 장수문양과 조화를 이루어 쓰였는데, 조선시대 문관의 흉배와 예복이나 제복의 뒤에 늘이는 후수(後綏)에도 3품 이상의 상급관리는 학을 수놓았다.
공작은 깃털이 아름다워 문금(紋禽)이라고 한다. 공작은 구덕(九德)을 갖추어 얼굴이 단정하고 목소리가 맑고 걸음걸이가 질서 있으며, 때를 알아 행동하고 먹고 마시는데 절도가 있다. 또, 분수를 지켜 만족할 줄 알며, 나뉘어 흩어지지 않으며 갔다가 되돌아 올 줄 안다고 하였다. 이를 흉배에 수놓으면 성군을 모시는 충신이 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조선시대 문관 1품의 흉배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구름은 천체형상의 한 부분으로 보와 흉배에 동반되는 문양이다. 모든 상서로운 짐승과 조류는 구름을 동반한다. 이는 구름이 그 크기와 모양, 색 등이 모두 일정한 정형이 없고 천변만화의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내재적 기세, 강약과 허실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무한히 유동하는 우주의 환상적 경지를 표현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