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4일 일요일

숨은 조력자, 호머 헐버트 3편

■ 숨은 조력자, 호머 헐버트 3편

■ 숨은 조력자, 호머 헐버트 3편

헐버트는 어려운 한글과 한국말을 조선에 온지 3년 만에 읽기와 쓰기에 심지어 한국어 교과서 《사민필지》를 집필할 정도로 익혔다고 한다. 《사민필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로 된 서양식 교과서이다. 선비와 백성, 모두가 함께 알아야 한다는 뜻의 제목은 신분과 상관없이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헐버트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책의 내용은 세계지리라고 보면 되는데 특이한 사항은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해서 다른 나라를 비교하는 묘사들이 들어있고, 전 세계를 아프리카대륙, 아메리카대륙 등으로 나누어서 지도도 함께 넣고 있다고 한다. 관립중학교에서 교사로 있던 시절, 헐버트는 영어과목만 담당한 것이 아니라 역사, 정치, 지리, 화학 까지도 가르치며, 인재양성만이 나라를 구하고 지킬 수 있는 길이라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그는 교육만이 조선이 살아날 길이라고 생각하고, 1903년 YMCA 창립에 참여하여 이 단체를 사회 계몽단체로 가도록 방향을 잡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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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신문인 독립신문을 서재필, 주시경과 함께 만들었다. 당시에는 한글 표기에 띄어쓰기가 없었는데, 한글의 띄어쓰기 도입을 주장하였다. 같은 잡지에 한국인들은 흥이 있는 민족으로 음악을 매우 사랑한다며 아리랑을 서양식 음계로 채보한 최초의 악보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History of KOREA》 라는 우리나라 역사책과 《엄지마법사》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영어로 쓰는 등 한글 세계화의 선구적 역할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금속활자, 거북선, 한글 등의 우리 발명품을 세계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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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세계는 제국주의가 널리 퍼졌기 때문에 미개국을 식민지로 만드는 것을 당연하듯 생각하던 때였다. 호머 헐버트가 이런 노력을 한 것은 절대로 우리 민족이 나라를 빼앗길 민족이 아니며, 일본의 침략은 불법적인 것이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한국을 현존하는 문자 중 가장 뛰어난 문자라고 주장하고, 1903년 미국에 보낸 보고서에서 한글이 영어보다 우수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주시경과 함께 한글 표기를 정리하며 띄어쓰기와 쉼표, 마침표를 도입한 사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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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시대에 찾아와 대한제국의 짧은 역사를 지켜온 헐버트는 회고록을 비롯한 다양한 저술을 통해 자신이 한국을 알게 됐고 사랑하게 됐고, 그래서 한국인과 함께 싸우게 됐노라고 밝혔다. 헐버트의 저술활동은 국제사회여론을 움직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다나카라는 일본 대신이 ‘경천사 10층 석탑’을 무단으로 일본으로 가져간 것을 고발한 것이었다. 개성까지 찾아가 탑이 도난당한 현장을 확인한 헐버트는 재팬 크로니컬지에 이를 기고했다. 이어 뉴욕타임스에 고발하고 만국평화회의가 진행 중이던 헤이그에서도 유럽의 신문에 폭로했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일본정부는 어쩔 수없이 석탑을 돌려주었고, 경천사10층석탑은 현재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 4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