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 목요일

직지심체요절 4편

■ 직지심체요절 4편

■ 직지심체요절 4편

정확한 연대와 인쇄 장소, 금속 활자 인쇄본이란 사실을 증명하는 기록이 책에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사람들은 이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독일 인쇄술을 발명한 것으로 알려진 구텐베르크는 독일 라인 강변에 위치한 도시 마인츠에서 태어나 독일과 프랑스 국경 지역에 있는 스트라스부르라는 도시에서 활동했다. 현재 프랑스 땅인 이곳은 옛날에는 독일 영토였다. 그래서 특히 독일과 프랑스는 《직지심체요절》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이란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않았다.

박병선 박사의 끈질긴 연구와 자료 수집 끝에 2001년 9월, 《직지심체요절》은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직지심체요절》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를 이용한 인쇄물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가 인정한 것이다. 현재 프랑스 국립 도서관은 이 책을 아주 귀한 책으로 생각하여 단독 금고에 비공개로 보관하고 있다.

"

과거 김영삼대통령과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직지심체요절과 외규장각 의궤를 우리나라에 돌려주기로 했는데, 외규장각 의궤는 5년 단위의 갱신이 가능한 임대 방식의 반환에 합의함으로써 타결점을 찾아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와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직지심체요절은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들이 주도한 ‘직지 반환 반대 시위’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아직 반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금속 활자를 만들어 책을 인쇄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고려의 금속 활자는 밀랍(양초의 주원료로 평상시에는 고체로 되어 있다가 열을 가하면 쉽게 녹는 물질)에 글자를 새긴 후 주물토로 감싼 후에 열을 가해 밀랍을 녹인다. 그러면 밀랍이 녹아 나가며 주물토에 글자 모양의 공간이 생기고, 이곳에 쇳물을 부어 굳힌 다음 주물토를 떼어 내면 활자가 완성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활자 제조법으로는 다양한 서적을 인쇄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기존 거푸집을 재활용할 수 없어서 책을 만들 때마다 활자 제조를 다시 해야 했다. 설혹 기존에 만들어 놓은 활자를 재사용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아주 미미한 양에 불과하다. 표의문자인 한자를 모두 한꺼번에 금속 활자로 만들어 놓을 수는 없으므로 고려의 금속 활자 기술이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는 이러한 단점 때문이었다.

반면에 서양 금속 활자 중 최초인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는 인쇄술의 대중화가 가능했다. 그 이유는 표음 문자인 알파벳은 한번 활자를 만들어 놓으면 글자 배열만 바꿔서 여러 가지 다른 책도 만들 수 있었다. 여기에 구텐베르크는 처음부터 성경책을 인쇄하여 대중들에게 팔 요량으로 대량 인쇄를 염두에 두고 인쇄기를 제작했던 것이다. 또 실제적으로도 구텐베르크에 의해 인쇄된 성경은 대량으로 팔려 나가며 유럽 사회에 인쇄 혁명을 가져왔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