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곡반면出告反面 - 나갈 때 아뢰고 들어올 때 뵙는다.
출곡반면(出告反面) - 나갈 때 아뢰고 들어올 때 뵙는다.
날 출(凵/3) 고할 고, 뵙고청할 곡(口/4) 돌이킬 반(又/2) 낯 면(面/0)
밖에 나갈 일이 있을 때는 매번 부모에게 가는 곳을 아뢴다(出告). 집에 돌아 왔을 때도 반드시 부모님을 뵙고 귀가했음을 알린다(反面). 옛날 효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을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께 자식으로서 지녀야 할 도리로 생각했던 효의 덕목이다. 원래는 出必告 反必面(출필곡 반필면)이라 했다. 고할 告(고)는 뵙고 청한다는 뜻으로는 음이 ‘곡’이 되어 ‘출곡’으로 읽는 것이 좋다. 중국 五經(오경)의 하나인 禮(예)에 관한 경전 ‘禮記(예기)’에서 상세한 것이 실린 후 아동들의 한학서 ‘小學(소학)’에 까지 실려 널리 알려진 성어이다.
먼저 예기 曲禮(곡례) 상편에 있는 내용을 보자. 곡례는 각종 행사에 몸가짐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을 설명한 예법을 말한다고 한다. ‘모든 자식된 자는 나갈 때에는 반드시 나간다고 아뢰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부모에게 낯을 보여야 한다(夫爲人子者 出必告 反必面/ 부위인자자 출필곡 반필면).’ 형제와 친구, 연장자에 대한 태도 등에도 가르침을 주는데 부모에게는 늙었다는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있다. ‘평상시 자신을 늙은이라고 말해선 안 된다(恒言不稱老/ 항언불칭로)’는 것은 부모가 늙은 것을 더욱 느끼게 되니 삼가라는 것이다. 70세가 된 효자 老萊子(노래자)가 그 부모를 위해 색동저고리를 입고 재롱을 떤 것도 그런 뜻이 있었다.
소학은 南宋(남송)의 대유학자 朱熹(주희)의 저작이라 되어 있지만 실제 그의 친구인 劉淸之(유청지)의 원본에 가필한 것이라 한다. 여기에 인용한 내용이 어려워 우리나라서 四字一句(사자일구)로 엮은 것이 ‘四字小學(사자소학)’이다. 아동들도 알기 쉽게 정리한 것이라 千字文(천자문)과 함께 교재로 많이 사용되었다. 충효와 윤리도덕, 벗과의 교유 등 올바른 인성을 갖추도록 권장하고 있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父生我身 母鞠我身/ 부생아신 모국아신)’로 시작되는 孝行(효행)편에 성어가 나온다.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아뢰고, 돌아오면 반드시 뵈어라(出必告之 反必面之/ 출필곡지 반필면지). 먼 곳에 가 노는 것을 삼가고, 놀더라도 반드시 일정한 곳에 있게 하라(愼勿遠遊 遊必有方/ 신물원유 유필유방).’
부모의 은혜를 알게 되는 것은 자식을 낳고 기를 때라고 한다. 그렇더라도 복잡한 요즘 세상에 집을 나서고 들 때 이처럼 번거롭게 행하기는 어렵다. 또 멀리 떨어져 있다면 매번 알리지는 않더라도 부모에 걱정을 끼치지 않을 정도로 가끔씩 안부를 여쭙는다면 흡족해 할 것이다.
/ 제공 : 안병화 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