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6일 수요일

수석침류漱石枕流 -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로 베개 삼다, 잘못을 인정 않고 억지 쓰다.

수석침류漱石枕流 -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로 베개 삼다, 잘못을 인정 않고 억지 쓰다.

수석침류(漱石枕流) -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로 베개 삼다, 잘못을 인정 않고 억지 쓰다.

양치할 수(氵/11) 돌 석(石/0) 베개 침(木/7) 흐를 류(氵/7)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다. 알고도 잘못하는 사람은 적겠지만 모르는 사이에 잘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기의 큰 잘못은 넘어가고 남의 사소한 잘못만 눈에 띈다. 그래서 孔子(공자)도 잘못을 저지르고 이를 고치지 않는 것이 진짜 과오(過而不改 是謂過矣/ 과이불개 시위과의)라며 인간에게는 허물이 없을 수 없는데 이를 적게 하고 고치는 것이 도에 가까워지는 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성경에서 ‘형제의 눈에 있는 티끌을 보면서 자기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 하는가’라고 깨우쳐도 어리석은 인간은 남의 탓만 한다.

돌로 이를 닦고(漱石) 흐르는 물을 베개 삼을 수(枕流)는 없다. 옛말을 인용하려다 잘못 거꾸로 말했는데 그것을 지적해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그럴듯하게 꾸며댈 때 이 말을 쓴다. 일의 앞뒤가 맞지 않거나 남에게 지기 싫어서 자기 것만 옳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을 빗대 사용하기도 한다. 牽强附會(견강부회)나 我田引水(아전인수)다.

西晉(서진, 서기265~316) 때의 孫楚(손초)라는 사람은 문학적으로 뛰어났고 임기응변에도 대단히 능했다. 성격이 시원시원했지만 오만하고 남을 우습게보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가 젊었을 당시 사대부 간에는 老莊(노장)의 철리를 중히 여겨 자연 속에 은둔하는 淸談(청담)이 유행했었다.

손초도 속세를 떠나기로 작정하고 친구인 王濟(왕제)를 찾아가 자신의 흉금을 토로했다. 그는 ‘돌을 베개 삼아 잠자고 흐르는 물로 양치질하며 심신을 닦으려 한다(枕石漱流/ 침석수류)’고 말한다는 것이 거꾸로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로 베개 삼겠다’고 말했다. 친구가 잘못을 지적하자 흐르는 물을 베개로 삼으려는 것은 옛날 潁川(영천, 潁은 물이름 영)에서 귀를 씻은 許由(허유)처럼 쓸데없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귀를 씻기 위해서라고 억지 부렸다. ‘晉書(진서)’ 손초전과 ‘世說新語(세설신어)’ 排調(배조)편에 전한다. /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