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일 일요일

약육강식弱肉强食 - 약한 자는 강자에게 먹힌다.

약육강식弱肉强食 - 약한 자는 강자에게 먹힌다.

약육강식(弱肉强食) - 약한 자는 강자에게 먹힌다.

약할 약(弓/7) 고기 육(肉/0) 강할 강(弓/9) 밥 식(食/0)

약한 자의 고기(弱肉)는 강한 자의 먹이(强食)다. 약자가 강자에게 먹힌다는 살벌한 말이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희생시켜서 번영하거나, 강자에 의해 약자가 끝내는 멸망함을 이른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셌던 공룡이 살아남고 미물들은 멸종되었어야 하는데 이치가 꼭 그렇지는 않다.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잘 적응한 생물이 생명을 유지했다.

진화론의 다윈(Charles Darwin)이 아닌 스펜서(Herbert Spencer)가 명명했다고 하는 適者生存(적자생존)이다. 약자가 자기를 지켜 나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진화시켜 개체를 보존하는 것이다. 작은 나라나 민족의 興亡盛衰(흥망성쇠)도 마찬가지다.

약자와 강자의 아주 쉬운 글자로 된 이 성어는 ‘莊子(장자)’에서 같은 글자는 아니지만 비슷한 의미로 먼저 등장한다. 천하의 도적 盜跖(도척, 跖은 발바닥 척)이 설득하러 온 孔子(공자)에게 호통 치는 대목에서다. 黃帝(황제) 이후 堯舜(요순) 때는 많은 신하를 기용하여 평화로웠지만 그 이후가 문제라면서 말한다. ‘탕왕은 자신이 모시던 주군을 내쫓았고 무왕은 주를 죽였다. 이때부터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짓밟고 다수자가 소수자를 괴롭혔다. 湯王(탕왕)과 武王(무왕)이 폭군 桀紂(걸주)를 내쫓은 것도 잘못이라고 억지 부린다.

唐(당)나라 때의 문장가 韓愈(한유, 768~824)의 시문집 ‘韓昌黎集(한창려집)’에는 글자대로 나온다. 친구 柳宗元(유종원)의 요청으로 유명한 스님 文暢(문창)에게 쓴 글이라 한다. 새들이 모이를 쪼다가 사방을 둘러보고 짐승들이 숨어 있다가 가끔씩 나오는 것은 자기를 해칠까 두렵기 때문이라면서 이어진다. ‘그런데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약한 자의 고기를 강한 자가 먹고 있는 것이다(猶且不脫焉 弱之肉 強之食/ 유차불탈언 약지육 강지식).’ 불교를 배척하는 한유는 승려가 유교를 흠모하면서도 불법에 얽매여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강한 자들이 살아남는다고 해서 약자들은 그냥 죽을 수만은 없다. 天敵(천적)이란 것이 있고 ‘약질이 살인낸다’는 속담도 있다. 약자가 엄청나게 큰일을 이룰 수도 있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더욱 권력이 있다고, 재력이 넘친다고 횡포를 부리다간 언젠가는 뒤집어진다. 약자를 위해 조화롭게 잘 적응하는 것이 오래 생존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