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유천大富由天 -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렸다.
대부유천(大富由天) -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렸다.
큰 대(大/0) 부자 부(宀/9) 말미암을 유(田/0) 하늘 천(大/1)
하늘은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全知全能(전지전능)이다. 하지만 ‘하늘이 스스로는 높다고 하지 않는다(天不言自高/ 천불언자고)’는 말이 전하듯이 가만히 있는 자에게 성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동서양 함께 자주 쓰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은 그만큼 노력을 중요시했다. 삿포로에서 열전을 벌이고 있는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쇼트트랙의 아슬아슬 우승이나 역전 금메달은 그야말로 박빙의 실력 차에서 일궈낸 성과였다. 감동을 안긴 ‘금메달’은 선수의 땀과 노력에 하늘이 내린 선물 일 것이다.
큰 부자가 되는 것은 하늘이 내려준다는 이 성어도 부는 하늘의 뜻에 달렸다는 것을 의미했다. 큰 부자는 천명이므로 인력만으로는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희망을 품은 사람에게 낙담시키는 이 말은 다음 이어지는 구절로 약간의 희망을 안겨 준다. ‘큰 부자는 하늘의 뜻에 달려 있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한 데서 온다(大富由天 小富由勤/ 대부유천 소부유근).’ 말미암을 由(유)는 ~함에 따라, ~에서부터의 뜻이다. 고려 충렬왕 때 예문관제학을 지낸 문신 秋適(추적)의 ‘明心寶鑑(명심보감)’에 실려 있다.
아동들의 학습을 위해 중국 고전에 나온 선현들의 말을 모두 19편으로 나눠 수록한 책이다. 이 구절은 마음을 성찰하는 내용과 방법에 대한 다양한 글들을 모아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省心篇(성심편)에 나온다. 결국 큰 부자는 못 되더라도 작은 부자는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는 가르침인데 하늘이 내리는 부자는 흔치 않으므로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겠다.
이 말은 예부터 전해지는 유명한 말이라 책마다 천명에 따른다고 大富由命(대부유명)이나, 사람에 달렸다고 小富由人(소부유인)이라 달리 쓰기도 했다. 孔子(공자)가 부귀는 하늘에 맡기고, 사람은 행할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말한 富貴在天(부귀재천)과도 상통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큰 부자들은 어디서 내려준 것일까. 세계와 어깨를 겨루는 재벌들의 창업 1세대들은 자신의 노력과 국가의 뒷받침, 하늘이 내린 행운 등으로 비약적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좀 지난 통계지만 세계 부호 10위는 모두 자수성가한 반면 상위 400위 안에 포함된 한국 부자는 총 5명으로 모두 부모로부터 상속한 사람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빈부의 격차가 심한 편에 드는 한국이 하늘이 내리는 부까지도 재벌에서 나온다면 근면을 내세울 수가 없다. / 글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