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5일 화요일

◇ '북한의 강남' 출신, 강남구 의원된 영호

◇ 북한의 강남 출신, 강남구 의원된 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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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강남 출신, 강남구 의원된 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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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태구민 당선자가 국회에 등원할 때쯤이면 다시 태영호 의원이 될 것 같다. 그는 이미 법원에 개명 신청을 했고 5월 중 허락을 받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한민국 주민등록 등록 당시 1964년생 태구민으로 일부러 생년과 이름을 바꿨던 그는 선거에서 주민등록상 이름을 써야 했다. 국회의원이 된 마당에 북한의 추적을 피하려는 가명은 쓸모없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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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씨가 서울 강남갑에서 출마해 당선되자 이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인터넷에 올라온다고 한다. 지하철 역삼역을 \력삼력\으로 바꿔 부르고 \강남구 재건축 때 새터민 아파트를 의무적으로 짓게 해달라\는 요구가 청와대 국민 청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북한도 태씨 당선이 못마땅한지 갑자기 "강남은 부패의 소굴"이라며 "최순실도 이곳에서 부화 방탕한 생활을 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외신들은 태씨의 국회 입성을 전 세계에서 히트했던 \강남 스타일\을 패러디해 \강남 스마일\ \강남 스타일 민주주의\로 표현하며 긍정 평가하고 있다. BBC는 "태씨는 한국에서 조용하게 살 수도 있었지만 줄곧 김정은 체제를 비판하고 3만3000여 탈북자를 대변해왔다"며 "이번 승리의 정치적 의미가 무엇이든, 목숨을 걸고 탈북한 사람들에게 희망적 신호를 준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로까지 다루며 "북한 주민이 정권에 맞서 일어선다면 태씨는 그들이 민주주의를 이해하게끔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태씨는 사실 \북한의 강남\ 출신이다. 그는 중학교 때 이미 베이징에서 유학한 전형적 엘리트였다. 대외경제성에서 영어 통역을 했던 그의 아내는 북한 내 최고 특권층인 항일 빨치산 가문이다. 태씨 장인은 김일성정치대학 총장을 지냈다. 태씨는 책 \태영호의 서울 생활\에서 "평양의 SKY캐슬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를 음악 유치원에 보내고 피아노 가정교사를 붙였으며 영국 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한 것도 아이들 교육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런 그가 모든 특권을 포기하고 탈북한 뒤 총선에 출마해 4선 의원 출신 경쟁자를 누르고 탈북자 최초의 지역구 의원이 됐다.

북한은 태씨를 \밥버러지\ \인간쓰레기\라고 부르며 미성년자 강간범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이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부유하고 교육열 높은 동네에서, 그것도 야당 후보로 출마해 주민 58%의 지지를 받았으니 북한 주민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줄 것이다. 태씨도 "이번 출마는 북한 엘리트들에게 \김정은에게 등을 돌리고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