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하는 여성에게 인기 있는 “꽃무늬 원피스에 벨트, ‘전투복’ 완성”
◇ 일하는 여성에게 인기 있는 “꽃무늬 원피스에 벨트, ‘전투복’ 완성”
‘일하는 엄마들이 입기 편하면서도 세련돼 보이는 옷은 없을까?’
지난 2003년 어느 날 프랑스 여성 바바라 보카라와 샤론 키에프는 커피 한 잔을 나누다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 아니랄까 봐, 두 사람은 마치 서로의 마음을 읽은 듯 “우리 옷 만들자” 외쳤다.
패션지 홍보 전문가였던 바바라와 변호사였던 샤론은 당시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둔 이른바 ‘경단녀(경력단절여성)’였다. 둘 다 패션을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살면서 느낀 점을 ‘자신들의 옷’에 담고자 했다. 파리의 한 버려진 빈 가게에서 시작해 지금은 전 세계 400여 개 매장을 갖춘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 2030 여성들이 사랑하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바쉬(BA&SH)는 그렇게 탄생했다. 둘의 이름 앞 글자를 딴 브랜드.
“둘 다 일찍 결혼해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고 나니 다시 일하고 싶었어요. 무엇이든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이었지만 ‘패션’이 공동의 관심이었죠. 특히 일할 때 여성의 옷은 왜 불편한가, 격식 있어 보이는 옷은 왜 비싸야만 하는가 같은 주제를 주로 다뤘어요. 우리는 잃을 게 없었고, 얻을 일만 있었죠.”
바쉬의 창업자 겸 디자이너 바바라와 샤론은 최근 이메일 인터뷰에서 “고객을 생각할 때 ‘나 같으면 입겠는가’를 제1 원칙으로 삼았다”면서 “일할 때 어떤 옷을 입고 싶은지, 셔츠는 어떤 식으로 똑 떨어지길 원하는지, 결혼식 갈 때 어떤 의상이 필요한지 그런 질문을 수도 없이 했다”고 말했다. 올 초부터 국내 패션 브랜드 LF를 통해 공식 판매·유통되는 바쉬가 내건 문구는 ‘이상적인 옷장’. 따갑지도 않고 가려움도 없으면서 움직이기 편하고 미치도록 비싼 가격이 아닌 콘셉트. 꽃무늬나 화려한 도형무늬(패턴) 등 휴양지에 온 듯한 스타일을 선보이면서도 벨트나 재킷을 이용해 긴장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환경을 고려해 재생 원단이나 지속가능 가죽 같은 것을 55% 이상 사용한다. 높은 성장세에 세계적인 패션 그룹인 LVMH가 계열 펀드를 통해 지분 투자를 했다
처음엔 ‘워킹맘’을 타킷으로 했지만 최근 들어선 해외 톱 모델들이 자주 입고 다니면서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도 탤런트 최여진 등이 최근 드라마에서 입어 인기를 끌었다. 입고, 일하기 편한 옷이 기본지만 옷을 통해 마음까지도 밝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세계적으로 인기 높은 K팝 걸그룹 등 한류 스타들은 저희에게도 트렌드 풍향계가 됩니다. 최근 들어 꽃무늬 원피스를 자주 입고 나오는 걸 볼 수 있었어요. 코로나 사태로 답답했던 속내를 아름다운 의상으로 꽃피우며, 극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