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역우以羊易牛 - 양으로 소를 바꾸다, 작은 것으로 큰 것을 대신하다.
이양역우(以羊易牛) - 양으로 소를 바꾸다, 작은 것으로 큰 것을 대신하다.\xa0
써 이(人/3) 양 양(羊/0) 바꿀 역, 쉬울 이(日/4) 소 우(牛/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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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은 즐거운 마음으로 손해를 감수하는 일이 드물다. 모든 것을 주고도 아무렇지 않은 호인을 제외하고는 조그만 물건을 교환할 때도 이익이 되는 쪽을 택한다. 投桃報李(투도보리)라 하여 복숭아를 주고 자두를 받는다면 격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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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를 선물했는데 구슬을 받았다면 投瓜得瓊(투과득경)은 받는 사람도 마냥 이득이라 생각하지 않고 속셈이 무엇인지 살필 것이다. 그런데 덩치가 작은 양을(以羊) 소 대신 바꾸었다면(易牛) 장사로 볼 때 큰 이익을 남긴 셈이다. 그런데 실제는 희생이 될 소를 애처롭게 생각하여 양으로 바꾸도록 한 고사에서 작은 것을 큰 것의 대용으로 했을 때 사용하는 성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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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子(맹자)’의 梁惠王(양혜왕) 상편에 실린 내용을 먼저 보자. 齊(제)나라 宣王(선왕)이 맹자를 초청해 가르침을 받을 때 이야기다. 맹자가 신하에게서 들었다면서 왕께서 희생으로 끌려가는 소를 보고 애처로워 양으로 바꾸라고 한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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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종이 주조되면 희생물을 죽여 피를 바르는 釁鐘(흔종, 釁은 피칠할 흔) 의식을 치르는데 끌려가던 소가 눈물을 흘렸다. 아무 죄도 없이 사지로 끌려가는 것을 왕이 못 보겠다며 놓아주라 하고, 흔종을 ‘폐지하는 대신 양으로 소를 대체하라(何可廢也 以羊易之/ 하가폐야 이양역지)’고 한 명령이 사실인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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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왕이 그렇다고 답하자 맹자는 왕 노릇 하기에 충분하다고 칭찬한다. 일반 백성들은 큰 재물을 아끼기 위해서라 생각하더라도 사지로 끌려가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설명한다. ‘그것이 바로 인을 실천하는 방법이니, 소는 직접 보고 양은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是乃仁術也 見牛未見羊也/ 시내인술야 견우미견양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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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처로운 소의 모습을 보고 惻隱之心(측은지심)이 일어난 것이니 왕이 어진 마음을 갖고 백성을 아끼는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양은 도살될 때 눈물을 흘리는지 알 수 없어 본 것과 보지 못한 것이 생사를 가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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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소의 눈물만 측은하게 생각하고 보지 못한 양의 희생을 대수롭지 않게 본 것은 생명은 모두 같다고 주장하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겐 불만일 듯하다. 더군다나 군자는 짐승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애처롭게 우는 소리를 듣고서는 그 고기를 먹지 못해 주방을 멀리한다고 한 말은 더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건 보이지 않건, 덩치가 크건 작건 생명을 유지하는데 自給自足(자급자족)은 할 수 없어 弱肉强食(약육강식)은 계속된다. 양을 소로 바꾸어 이득을 보면 흐뭇해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