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하신년謹賀新年 - 삼가 새해를 축하하다.
근하신년(謹賀新年) - 삼가 새해를 축하하다.
삼갈 근(言/11) 하례할 하(貝/5) 새 신(斤/9) 해 년(干/3)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밝기 전에 인사를 차릴 자리에 보내는 年賀狀(연하장)이나 캘린더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謹賀新年은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뜻으로, 새해의 복을 비는 인사말이다.
세시풍속에는 조선시대 歲銜(세함)이라는 풍습이 있어서 새해가 되면 아전이나 교졸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관원이나 상관의 집에 보내거나 직접 가더라도 표적으로 이를 남겼다고 했다. 또 중류 이상 가정의 부인들은 問安婢(문안비)라고 하는 자기 집의 여종을 시켜서 사돈 등 일가친척들을 찾아뵙도록 했다. 그런데 근대에 엽서가 발행되면서 지인들에게 연하장을 보내다가 요즘에는 인터넷 연하장으로 대신하기도 한다.\xa0
이 말에 대한 고사는 없지만 글자대로만 풀이하면 되는 성어다. 謹賀新年에서 먼저 삼갈 謹자의 의미자 菫(근)은 옛날 중국에서 饑饉(기근)이 왔을 때 식량 대신 사용할 정도로 입자가 고운 노란 찰흙을 가리킨다고 한다. 菫자가 붙는 글자는 조심, 정성, 부족이라는 뜻이 따라붙어 다닌다.
勤(부지런할 근), 僅(겨우 근), 饉(주릴 근), 覲(뵐 근) 등인데 槿(무궁화 근)만 예외다. 謹의 앞에 말씀 言이 붙었으니 말이 적다는 뜻이다. 조심스러운 사람을 만날 때 말수가 적어지고 공손하게 된다. 그러므로 謹은 ‘조심하다, 공손하다, 삼가다’라는 뜻을 함께 갖는다. 謹嚴(근엄), 謹愼(근신), 謹弔(근조) 등의 용례가 있다.
賀는 재물을 뜻하는 조개 貝(패)자에 더한다(加)는 글자 얹힌 글자이므로 ‘재물을 더해준다’는 뜻이다. 고대에는 축하하거나 위로할 일이 있을 때 물건을 보태주었다고 하여 ‘축하하다, 위로하다’라는 뜻이 생겼다. 그래서 謹賀는 삼가 축하하다, 新年이 뒤에 있으니 ‘공손히 새해를 축하합니다’란 뜻이 됐다. 간략히 줄여서 賀正(하정)이라고 하기도 한다. 애독자 여러분! 하시는 모든 일에 행운과 행복이 있길 바랍니다. 謹賀新年!” \xa0/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