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롱십희才弄十喜 - 어린애에게 시키는 열 가지 재롱
재롱십희(才弄十喜) - 어린애에게 시키는 열 가지 재롱
재주 재(才/0) 희롱할 롱(廾/4) 열 십(十/0) 기쁠 희(口/9)
어린 아이나 젖먹이를 부모나 할머니가 달래거나 같이 놀 때 하는 놀이가 있다. 좌우로 머리를 흔들게 하는 도리도리, 왼손바닥에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댔다 뗐다 하는 곤지곤지, 젖먹이에게 손뼉을 치게 하는 짝짜꿍 등이다. 보기만 해도 미소를 짓게 하여 행복을 가져다주는 어린 아이와의 놀이는 부지기수겠지만 귀여운 말과 행동(才弄) 중에서 10가지 기쁨(十喜)이라 하여 이전부터 전하는 것이 있다.
출처는 명확하게 전해지는 것이 없이 檀童十訓(단동십훈)이라 하기도 한다. 檀君(단군) 왕검의 혈통을 이어받은 배달의 아이들이 지켜야할 열 가지 가르침이란 의미다. 1962년 安明善(안명선)이 펴낸 ‘빛나는 겨레의 얼’이란 책에서 소개된 후 2018년 10월 교육방송에서도 전통 육아법이라며 방영됐고 외국까지 알려져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임종대 편 ‘한국고사성어’에는 한자어로도 표기된 10가지 재롱을 정리하여 흥미를 끈다.
앞에 나왔던 도리도리는 道理道理(도리도리)로 10가지 중에서 3번, 곤지곤지는 5번 坤地坤地(곤지곤지), 짝짜꿍은 9번 作作弓作作弓(작작궁작작궁)으로 되어 있다. 사람의 도리를 다하라는 인간 교육이나 천지간의 이치를 깨닫게 하고 착하게 살도록 음양의 이치를 알려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나머지도 간단히 보자. 1번 두 손을 잡고 좌우로 다리를 들게 하는 부라부라弗亞弗亞/ 불아불아, 2번은 아이를 세우고 두 손을 앞뒤로 밀었다 당겼다 하는 세상세상侍想侍想/ 시상시상, 4번 두 손을 쥐었다 펴게 하는 죄암죄암 또는 잼잼持闇持闇/ 지암지암, 6번 따로 서도록 손을 떼면서 내는 소리 섬마섬마西摩西摩/ 서마서마, 7번은 어떤 일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무서운 것이라는 뜻으로 내는 소리 에비業非業非/ 업비업비, 8번 손바닥으로 입을 막았다 떼는 아함아함亞含亞含/ 아함아함, 그리고 마지막 열 번째는 팔을 양쪽으로 펼치고 날개 치듯 춤추는 행동 질라라비훨훨의支娜河備活活議/ 지나하비활활의 등으로 되어있다.
이렇게 열 가지 대부분 손으로 하는 놀이가 많아 자연스럽게 아이의 뇌 발달을 활성화하고, 엄마와 아이 간에 건강한 애착심을 높이는 데는 도움을 준다. 널리 알려졌더라도 5000년 된 十喜(십희)라든지 모두 하늘과 땅, 음양을 결부시켜 한역한 것은 억지가 느껴진다면서 인정을 하지 않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우리 속담을 한자로 재미있게 옮긴 것과 마찬가지로 보면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그보다 출산율이 점점 내려가 앞으로는 이런 놀이를 하려 해도 어린애가 없어 못하는 사실을 더욱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