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업자득自業自得 - 자기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자기가 받음
자업자득(自業自得) - 자기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자기가 받음
스스로 자(自/0) 업 업(木/9) 스스로 자(自/0) 얻을 득(彳/8)
불교에서 말하는 業(업)은 오늘의 소행으로 미래에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라 한다. 산스크리트(Sanskrit)어로 Karma라 하고 음역하여 羯磨(갈마)라고도 쓴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이 각각 身業(신업), 口業(구업), 意業(의업) 등의 三業(삼업)으로 나뉘는데 어떤 것이든 자기가 지은 것이 자기에게 돌아온다. 자기가 지은 선악의 결과가 남에게 가는 일도 없고, 남이 행한 좋고 나쁨이 자기에게 오는 일도 없다. 어디든 행위자 스스로 고락의 과보를 받는 自因自果(자인자과)의 원칙이 자기가 저지른 결과(自業)를 자기가 받는다(自得)는 이 성어다.
6세기 중엽 北魏(북위)의 학승 般若流支(반야유지)가 한역한 ‘正法念處經(정법염처경)’란 경전이 있다. 인도 바라문 출신으로 불경을 많이 번역했는데 이 경전에 사람이 죽어서 가는 六道(육도)의 내용이 나온다고 한다. 착한 사람이 죽어 가게 되는 三善道(삼선도)와 악인이 가게 되는 三惡道(삼악도)가 자세히 묘사된다. 특히 叫喚(규환)지옥, 焦熱(초열)지옥, 無間(무간)지옥 등 八熱(팔열)지옥으로 알려진 지옥도가 삼악도 중의 하나다. 선인과 악인이 가는 곳이 확연히 달라 뿌린 대로 거두는 삼업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因果應報(인과응보), 勸善懲惡(권선징악)을 유달리 강조한다.
불교 아니라도 비슷한 뜻의 말이 많다. 우선 우리 속담에 꾀를 내어 남을 속이려다 되레 자기가 해를 입는다는 ‘제 꾀에 제가 넘어 간다’는 自作自受(자작자수)와 같고, ‘하늘 보고 침 뱉기’는 仰天而唾(앙천이타)와 똑 같다. 재미있는 성어로 콩 심은데 콩 나는 種豆得豆(종두득두), 용은 용을 낳고 봉은 봉을 낳는다는 龍生龍鳳生鳳(용생룡봉생봉)도 있다. 자기에게서 나온 것은 자신에게 돌아간다는 孟子(맹자)의 出爾反爾(출이반이)도 원인대로 이뤄진다는 뜻을 가졌다. 성서에 나오는 ‘적게 심은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은 자는 많이 거둔다’(고린도후서)란 말도 상통하는 말이다.
이처럼 명확하게 지은 대로 결과가 바로 나타나면 악이 없어지겠는데 연계관계가 뚜렷하지 않아 문제다. 지금 악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고생을 하는 것은 과거 생의 업일 수 있고, 악을 행하고도 멀쩡한 것은 다음 생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어떠하든 좋지 않은 일을 저질렀다가 곤경에 처했거나, 남에게 인색하고 거들먹거리다 망한 자는 가까이서도 볼 수 있다. 언제 화가 닥치든 선을 행하고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