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0일 수요일

작법자폐作法自斃 - 자기가 만든 법에 자신이 해를 입다. 

작법자폐作法自斃 - 자기가 만든 법에 자신이 해를 입다. 

작법자폐(作法自斃) - 자기가 만든 법에 자신이 해를 입다.\xa0

지을 작(亻/5) 법 법(氵/5) 스스로 자(自/0) 죽을 폐(攵/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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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이나 관습을 어겼을 때 비난만 받지 벌은 따르지 않는다. 법은 지키지 않으면 물리적 강제를 받는다. 그러니 법은 만인에 공평해야 한다. 법 法자에 있듯이 물과 같이 공평해야 하고 물 흐르듯이 순리로 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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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의 옛 글자 灋(법)에는 뿔이 하나인 상상의 동물 해태 廌(치)가 들어 있는데 유무죄를 아는 동물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법을 만드는 사람은 오히려 법을 어기는데 능통하다’는 말이 동서에 같이 있는 것을 보면 돈이나 권력 있는 사람이 법을 더 어기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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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탈주범 지강헌의 절규로 유명해진 有錢無罪 無錢有罪(유전무죄 무전유죄)다. 지난 임시국회서 통과된 ‘김영란법’과 같이 너무 엉성하게 만들어 문제가 될 소지를 안고 있거나 반면 너무 법을 촘촘히 만들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경우에 쓰는 성어가 作法自斃다. 法家(법가)를 대표하는 商鞅(상앙)의 이야기에서 나왔다. ‘史記(사기)’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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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진)의 孝公(효공)에 의해 발탁된 상앙은 10년간 재상으로 있으면서 나무만 옮겨도 상을 준 移木之信(이목지신)과 같이 믿음의 정치를 펼쳤다. 두 차례의 變法(변법)을 시행하여 井田制(정전제)같은 낡은 제도를 폐지하고 귀족의 세습 특권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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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어기면 태자라도 사정없이 보좌한 신하를 처형하고 스승까지 형벌을 가했다. 토지매매 허가제, 도량형 통일 등의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여 국력이 약했던 진을 강성한 나라로 만들었다. 그러나 태자가 즉위하여 惠文王(혜문왕)이 되자 움츠렸던 귀족 대신들이 상앙을 역적모의한다고 고발했다. 체포령이 내리자 할 수 없이 상앙은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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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하려고 숨어 다니다 날이 저물자 국경 부근의 주막으로 들어가 하룻밤 묵어가려 했다. 그러자 주인이 商君(상군)의 법이라며 신분증이 없는 사람은 재울 수 없다는 것이 아닌가? 법을 만든 상앙이 한탄했다. ‘내가 만든 법이 오늘날 되레 나를 해치는구나(爲法之敝 一至此哉/ 위법지폐 일지차재)!’ 敝는 무너질 폐.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