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7일 일요일

무공인지악攻人之惡 - 남의 잘못을 꾸짖지 않다.

무공인지악攻人之惡 - 남의 잘못을 꾸짖지 않다.

무공인지악(攻人之惡) - 남의 잘못을 꾸짖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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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을 무(灬/8) 칠 공(攵/3) 사람 인(人/0) 갈 지(丿/3) 악할 악(心/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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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가 責任(책임)이다. 일이 잘 안될 때 ‘잘 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 이라 하듯이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일은 주변에 흔하다. 孔子(공자)님이 일찍이 論語(논어) 衛靈公(위령공)편에서 ‘군자는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잘못을 찾는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고 가르쳤지만 실천이 잘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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諸는 모두 제, 어조사 저.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주는 경구로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좌우명도 자주 인용된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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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착오(人之惡)를 꾸짖지 않는다(無攻)는 이 성어도 논어에 나온다. 공자의 제자로 이름이 須(수)인 樊遲(번지, 樊은 울 번, 遲는 늦을 지)가 기우제를 지내는 제천단 아래를 산책하다가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덕을 숭상하고 마음의 악을 바로잡고 마음속 의혹을 밝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敢問崇德 脩慝 辨惑/ 감문숭덕 수특 변혹)?’ 脩는 길 수, 慝은 사특할 특. 스승은 질문이 훌륭하다고 칭찬하고 자상하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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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일하고 보답을 나중에 얻게 되면 덕을 높이는 일이 되고, 자신의 나쁜 점만 따지고 다른 사람의 잘못은 따지지 않는 것이 사특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겠는가(先事後得 非崇德與 攻其惡 無攻人之惡 非修慝與/ 선사후득 비숭덕여 공기악 무공인지악 비수특여).’ 자신의 악은 다스리지 않으면서 남의 잘못을 들춰내 꾸짖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하루아침의 분노로 스스로를 잊고 나쁜 짓을 하여 부모에게 영향이 미치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 했다. 顏淵(안연)편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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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適(추적)이 금언과 명구를 모아 놓은 책 明心寶鑑(명심보감)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다. ‘남을 꾸짖는 자는 사귐을 온전하게 할 수 없고,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자는 허물을 고치지 못한다(責人者不全交 自恕者不改過/ 책인자부전교 자서자불개과).’ 恕는 용서할 서. 存心(존심)편에 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