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감공고同甘共苦 - 달고 쓴 것을 함께 하다.
동감공고(同甘共苦) - 달고 쓴 것을 함께 하다.
한가지 동(口/3) 달 감(甘/0) 한가지 공(八/4) 쓸 고(艹/5)
남의 곤란한 처지는 직접 그 일을 당해 본 사람이 잘 알 수 있다는 뜻의 속담에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는 것이 있다. 그런데 같은 어려움에 처해도 외면하는 일이 많은 세상에 형편이 훨씬 나은 자리에서 남의 아픔을 共感(공감)한다면 훌륭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생사가 갈리는 급박한 상태의 전장에서는 부하의 어려움을 알고 같이 고생하는 장수가 특히 존경받는다. 한 통의 막걸리를 전 장병과 함께 마시기 위해 강물에 쏟았다는 簞醪投川(단료투천, 醪는 막걸리 료)의 장수나, 부상당한 부하의 상처 고름까지 빨아준 吮疽之仁(연저지인, 吮은 빨 연, 疽는 종기 저)의 吳起(오기) 장군이 그렇다.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하는 同苦同樂(동고동락)과 마찬가지로 단 것을 맛볼 때(同甘)나 쓴 것을 당할 때나 함께(共苦) 한다면 그 군대는 사기충천할 수 있다. 비슷하게 나오는 곳이 많은 중에 중국 前漢(전한)의 왕족 출신 劉安(유안)이 여러 빈객과 함께 편찬한 ‘淮南子(회남자)’를 보자. 백과사전격인 이 책의 兵略訓(병략훈)에 나오는 구절이다. ‘장수는 병사들과 동고동락하며 배고픔과 추위도 함께 해야 한다. 그래야 병사들이 죽을 힘을 다해 싸운다(將必與卒同甘苦 俟饑寒 故其死可得而盡也/ 장필여졸동감고 사기한 고기사가득이진야).’ 俟는 기다릴 사.
원수를 갚으려 고초를 견디는 臥薪嘗膽(와신상담) 이야기에는 越王(월왕) 句踐(구천)이 會稽(회계)에서 吳王(오왕) 夫差(부차)에게 당한 치욕을 갚기 위해 민심을 먼저 얻으려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다. ‘어떤 맛있고 연한 음식이 나누어 먹기에 부족하면 감히 혼자 먹지 못했고, 한 병의 술이라도 강물에 섞어서 백성들과 함께 나누었다(有甘肥不足分 弗敢食 有酒流之江 與民同之/ 유감비불족분 불감식 유주류지강 여민동지).’ 이렇게 해서 구천은 원수를갚는데 성공한다. 秦(진)나라 재상 呂不韋(여불위)가 학자들을 모아 만든 ‘呂氏春秋(여씨춘추)’의 季秋紀(계추기) 順民(순민)편에 나온다.
위기에 빠진 자나 불우한 처지의 사람을 남몰래 돕는 미담이 간혹 있는 일이라도 미소를 짓게 한다. 반면 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책임을 떠넘기거나 안하무인의 형태는 더 자주 본다. 높은 자리의 직장 상사는 알게 모르게 부하를 괴롭혀 방지 법안까지 나오는 세상이다. 윗자리에서 아래 사람의 괴로움을 같이 느끼고 껴안아 주지 않는다면 그 조직의 발전을 바랄 수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