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원지간犬猿之間 -개와 원숭이의 사이. 사이가 매우 나쁜 두 관계를 비유.
견원지간(犬猿之間) -개와 원숭이의 사이. 사이가 매우 나쁜 두 관계를 비유.
개 견, 원숭이 원, 갈지, 사이 간
사이가 아주 나쁜 두 사람 사이를 말하는 犬猿之間의 개와 원숭이는 실제로 사이가 나쁜가. 개와 원숭이 모두 야생이었을 때 후각이 예민한 개가 몸집이 작은 원숭이를 먹이로 만만해 잡아먹으려 하니 서로 으르렁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미뤄 짐작한다.
원숭이는 복종심이 강한 동물이라 강한 상대엔 등을 보이며 달아나는데 개는 등을 보이면 자기보다 약하다고 바로 공격한다고 한다. 이들이 불화하는 이유를 동물학자들이 밝힌 바로는 신호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라 했다. 즉 기분이 좋을 때 원숭이는 꼬리를 내리는데 개는 올리고, 기분이 상하면 반대로 원숭이가 올리고 개는 내리니 오해에서 오는 대적관계로 숙명이란다.
중국에 이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런가 하지만 실제 쓰인 곳은 많지 않다. 중국 明(명)나라 때 吳承恩(오승은)이 쓴 장편 神怪(신괴) 소설 ‘西遊記(서유기)’에 개와 원숭이 싸움이 그려져 있다. 돌에서 태어난 원숭이 孫悟空(손오공)은 도술을 써서 천제의 궁전이 발칵 뒤집히는 소동을 벌인 죄로 500년 동안 五行山(오행산)에 갇혀 있었는데, 三藏法師(삼장법사)가 지나가는 길에 구출해 준 뒤 수행하며 벌이는 이야기다. 손오공이 도술을 부려 난리를 피우자 관세음보살이 막기 위해 제자를 보냈으나 날뛰는 원숭이의 비법엔 속수무책.
천계에서 할 수 없이 회의 끝에 옥황상제의 조카로 무술이 천하제일이라는 二郞眞君(이랑진군)에게 도움을 청했다. 개로 비유된 이랑신과 변신술을 써가며 300여 합의 결투를 벌이는데 원숭이 진영에 개를 풀어 치명상을 입혔다.
중국 사람들은 개와 원숭이가 만나면 늘 다투는 것으로 보았지만 우리는 아옹다옹이란 말이 있듯이 고양이와 개가 사이가 안 좋다고 보았다. 야옹은 고양이 소리고 다옹은 개의 소리를 나타냈다고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