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1일 월요일

◇ 요즘 명함엔 과장님·부장님 없어요, 기업들 직급파괴

◇ 요즘 명함엔 과장님·부장님 없어요, 기업들 직급파괴

◇ 요즘 명함엔 과장님·부장님 없어요, 기업들 직급파괴

최근 SK이노베이션 직원들과 처음 인사하는 다른 회사 사람들은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신입부터 부장까지 명함의 직급란에 모두 ‘PM’이라 적혀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부터 기존 사원부터 부장까지 비(非)임원 네 직급을 ‘PM(Profession Manager)’으로 통일했다.

앞서 2019년엔 상무~부사장 임원 직급은 부사장으로 단일화했다. 회사에 PM-부사장-사장 세 직급만 남게 된 것이다. “명함만 받아선 누가 선임인지, 회사에서 위치가 어디쯤인지 알 수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에 ‘직급 파괴’ 바람이 거세다. 예전엔 ‘ΟΟΟ님’ ‘ΟΟΟ 프로’처럼 호칭을 바꾸는 게 유행이었는데, 최근엔 ‘사원·대리·과장··· 상무·전무’로 이어지는 전통적 직급 체계를 없애고 있다. 한화그룹은 계열사별로 기존 직급을 단순화하는 방식의 새로운 인사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새로 붙이는 이름도 제각각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과장~부장을 ‘책임’이라는 단일 직급으로 했다. 현대차는 1년여 전 사원~대리를 합쳐 ‘매니저’라 부르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임원 내 상무·전무 등의 직급을 완전히 폐지하고, 맡은 보직에 따라 ΟΟΟ 본부장 등으로 하기로 했다.

‘직급 파괴’는 연공서열 문화를 없애고, 인력 배치를 좀 더 유연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대기업 인사(HR) 담당 임원은 “예전엔 과장급 아래에 차장급을 배치하는 게 껄끄러웠지만 이젠 자연스러워졌다”며 “직급이 아닌 성과에 따른 보상도 정착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