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0일 토요일

안여순화顔如舜華 - 얼굴이 무궁화와 같다, 매우 아름다운 여인

안여순화顔如舜華 - 얼굴이 무궁화와 같다, 매우 아름다운 여인

안여순화顔如舜華) - 얼굴이 무궁화와 같다, 매우 아름다운 여인

낯 안(頁/9) 같을 여(女/3) 순임금 순(舛/6) 빛날 화(艹/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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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窮花(무궁화)가 우리나라의 국화가 된 것은 정부에서 결의했거나 법령으로 공포한 것이 아니고 옛날부터 자연발생적으로 된 것이라 한다. 한반도에서 많이 자랐다는 것은 한민족의 역사를 다룬 桓檀古記(환단고기)에 桓花(환화)로 나와 알 수 있고, 중국 문헌에는 山海經(산해경)에 薰花草(훈화초)라 하여 군자의 나라에 많다고 했다. 이외에도 무궁화를 나타내는 말은 많다. 槿花(근화) 木槿(목근) 藩籬草(번리초) 朝開暮落花(조개모락화) 花奴玉蒸(화노옥증)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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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임금의 이름인 舜(순)에도 무궁화란 뜻이 있어 舜英(순영) 舜花(순화)로 부르고, 본 글자를 써서 蕣花(순화)도 같은 의미다. 여기에 얼굴이 무궁화 꽃처럼 아름답다며 미인을 가리키는 비유로도 사용됐다. 나라를 기울게 한다는 미색 傾國之色(경국지색)의 여인은 주로 입술이나 눈동자, 하얀 이 등에 비교했어도 꽃으로는 연꽃과 무궁화 외에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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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에 무궁화를 비유한 것이 다른 어느 것보다 역사가 오랜 것은 중국 최고의 시집으로 약 3000년 전부터 전해지는 시를 모은 ‘詩經(시경)’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15개국의 민요 國風(국풍) 중에서 鄭風(정풍)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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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함께 수레를 타니 아름다운 얼굴이 무궁화 꽃 같네(有女同車 顔如舜華/ 유녀동거 안여순화), 날듯이 수레를 몰고 갈 때 허리엔 온갖 구슬을 찼네(將翺將翔 佩玉瓊琚/ 장고장상 패옥경거), 맹씨 댁 어여쁜 맏딸은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구나(彼美孟姜 洵美且都/ 피미맹강 순미차도).’ 글자가 몇 자만 다르게 이어지는 뒤편에는 顔如舜英(안여순영)으로 나온다. 혼인하는 신랑이 자기의 신부가 꽃처럼 아름답다고 노래했다. 翺는 날 고, 翔은 날 상, 佩는 찰 패, 瓊은 구슬 경, 琚는 패옥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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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얼굴보다 마음에 있다 하고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이라며 미인도 곧 싫증난다고 말한다. 그렇더라도 우선 보이는 얼굴을 가꾸기 위해 여자뿐 아니라 남자들도 성형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예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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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추녀 孟光(맹광)은 남편 梁鴻(양홍)과의 금실이 좋아 梁孟(양맹)이라 불렸고, 박색에다 얼굴도 검고 두꺼웠던 鐘離春(종리춘)은 齊王(제왕)의 왕후가 됐다. 얼굴보다 앞선 지혜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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