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조연운籠鳥戀雲 - 새장 안의 새가 구름을 그리워하다, 속박에서 자유를 그리워하다.
농조연운(籠鳥戀雲) - 새장 안의 새가 구름을 그리워하다, 속박에서 자유를 그리워하다.
대바구니 롱(竹/16) 새 조(鳥/0) 그리워할 련(心/19) 구름 운(雨/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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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를 사람들이 기른 것은 사냥을 위해, 영양을 위해 등등 여러 가지라도 보고 즐기기 위한 애완 목적이 가장 클 것이다. 카나리아나 비둘기를 비롯하여 각종 애완조류 중 鸚鵡(앵무)는 사람 말을 따라하고 귀엽게 행동하니 더욱 인기다. 새를 감상하려면 우리나 새장에 넣어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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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보고 즐기는데 새까지 즐겁지는 않을 터이니 ‘새장에 갇힌 새’란 말이 나왔다. 새의 처지를 느끼기는 해서 자유를 속박당한 몸을 비유해서 한 말이다. 조그마한 새가 자유를 위해 투쟁하지는 못해도 새장(籠鳥) 속에서 하늘의 구름을 그리워한다(戀雲)는 처지는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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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의 출처가 ‘鶡冠子(갈관자, 鶡은 관이름 갈)‘이고 중국 周代(주대)의 楚(초)나라 사람 갈관자의 저작이라 나온다. 鶡(갈)이라는 새의 깃털로 만든 관을 쓰고 있어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 저자는 老子(노자)와 같은 사상을 가지고 은둔생활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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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의 책은 ’漢書(한서)‘의 藝文志(예문지)에 기록돼 있으나 현존하는 것은 唐(당)나라 때의 陸佃(육전, 佃은 밭갈 전)이란 사람이 해설한 것으로 위서라 한다. 이 때의 책이 19편으로 원래 1편에서 덧붙인 것이 분명하다는데 여기서도 성어는 검색되지 않는다. 저자도 흐릿하고 남은 책도 위서라하니 그보다 새장에 갇힌 새 籠中鳥(농중조)의 처지를 생각하는 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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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서당에서 초학자들이 익혔다는 五言名句(오언명구) 모음 ‘推句(추구)’부터 먼저 보자. ‘해와 달은 새장 속의 새와 같고(日月籠中鳥/ 일월농중조), 하늘과 땅의 움직임은 부평초와 같도다(乾坤水上萍/ 건곤수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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唐(당)나라 시성 杜甫(두보)의 시에서 따 왔는데 하늘의 해와 달까지 매번 똑같이 뜨고 지는 것이 당시 어수선한 난리 통의 지루하고 답답한 일상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는 劉備(유비)가 曹操(조조)와 함께 있었던 때를 말하며 자신의 신세가 ‘새장 속의 새요, 그물에 걸린 물고기와 같았다(籠中鳥 網中魚/ 농중조 망중어)’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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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 짐승이 갇혀 있는 새장이나 우리에서 뛰쳐나가려는 본능은 모두 같아 비슷한 성어도 많다. 우리에 갇힌 원숭이를 함께 籠鳥檻猿(농조함원, 檻은 난간 함)이나 수레 양쪽에 길게 대는 끌채에 망아지가 묶이면 籠鳥轅駒(농조원구, 轅은끌채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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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편안하더라도 자유가 없으면 미물도 답답하다. ‘고삐 풀린 망아지’라는 속담이 있다. 구속이나 통제에서 벗어나 몸이 자유로운 것을 뜻하는데 제멋대로 행동하여 눈총을 받는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나의 자유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하니 주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행동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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