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0일 수요일

양호유환養虎遺患 - 범을 길러 후환을 남기다. 

양호유환養虎遺患 - 범을 길러 후환을 남기다. 

양호유환(養虎遺患) - 범을 길러 후환을 남기다.\xa0

기를 양(食/6) 범 호(虍/2) 남길 유(辶/12) 근심 환(心/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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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라는 짐승은 그 이름이 범과 이리(虎狼/ 호랑)에서 나온 것만 보아도 사나움은 타고 났다. 우리나라에선 檀君神話(단군신화)나 해님달님 동화에 등장하는 호랑이가 어리숙하면서도 귀여운 면을 보여 친근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百獸(백수)의 왕이라는 별칭대로 나타나기만 하면 다른 동물은 무서워서 꽁무니를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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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범을 어릴 때부터 길렀다고 흉포함이 없어질까. ‘범은 그려도 뼈다귀는 못 그린다’는 말대로 속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범을 길러서(養虎) 나중의 화근을 남긴다(遺患)는 이 말은 장래에 해가 되는 것을 모르고 사정을 봐주었다가 화를 자초하는 것을 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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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의 보고 ‘史記(사기)’의 項羽(항우) 본기에서 유래했다. 제왕들의 전기를 담은 본기에 司馬遷(사마천)은 스스로 왕이 된 항우도 같은 반열에 올렸다. 秦始皇(진시황)이 사망하자 각지의 군웅이 할거해 진나라가 멸망하고 楚(초)의 항우와 漢(한)나라 劉邦(유방)의 각축으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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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가 연전연승으로 기세를 올릴 때 유방은 關中(관중)을 공략하고 彭城(팽성)까지 점령했다. 화가 난 항우가 팽성을 기병으로 급습하자 유방은 부친과 부인을 두고 황급히 철수했다. 이후 일진일퇴로 장기전에 들어가 지친 초군은 식량 부족으로 사기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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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이 항우에 잡혀 있는 유방은 유리한 국면에도 하는 수 없이 화의를 요청하여 鴻溝(홍구)를 경계로 천하를 양분하기로 했다. 항우는 약속대로 가족을 돌려보낸 뒤 철군했고 유방도 떠나려 했다. 이 때 모사 張良(장량)과 陳平(진평)이 유방을 만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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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가 천하의 반을 차지했고 민심도 호의적인데 초군은 지금 식량도 떨어졌으니 하늘이 준 기회라면서 말한다.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이는 호랑이를 길러 화근을 남겨두는 꼴이 되고 맙니다(今釋弗擊 此所謂養虎自遺患也/ 금석불격 차소위양호자유환야).’ 유방은 이들의 계책대로 항우를 추격, 힘을 빼고 垓下(해하)에서 최후의 승리를 거뒀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