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도리門墻桃李 - 스승의 문하와 가르침을 받은 뛰어난 제자
문장도리(門墻桃李) - 스승의 문하와 가르침을 받은 뛰어난 제자
문 문(門/0) 담 장(土/13) 복숭아 도(木/6) 오얏 리(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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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담장(門墻)을 합쳐 스승의 문하를 가리킨다. 복숭아와 오얏(桃李)은 스승이 길러낸 뛰어난 제자를 말한다. 말만 듣고 도저히 연상하기 어려운데 각각의 유래가 따로 있어 뒤에 합쳐진 성어다. 스승이 길러낸 우수한 제자들과 뛰어난 문하의 인재가 곳곳에 있는 것을 뜻하는 桃李滿天下(도리만천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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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와 자두의 옛말인 오얏은 꽃과 열매가 좋아 그 나무 아래로 많은 사람이 모여들기 때문에 후진교육이나 사제지간을 뜻하게 됐다고 한다. 준수한 인사가 줄을 이었다고 桃李成行(도리성행)이나 桃李門前(도리문전), 滿門桃李(만문도리) 등등 쓰임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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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차례대로 문과 담장을 보자. 문장은 성어가 유래한 ‘論語(논어)’ 子張(자장) 편에서 宮牆(궁장)으로 사용됐다. 孔子(공자)의 제자 子貢(자공)은 말을 잘 하고 이재에도 밝은 十哲(십철)의 한 사람이다. 이 자공이 魯(노)나라 대부에게서 스승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듣고 ‘담장에 비유하여(譬之宮牆/ 비지궁장)’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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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담장은 어깨 높이라 집안의 좋은 것을 볼 수 있으나 ‘스승의 그것은 너무 높아(夫子之牆數仞/ 부자지장수인)’ 그 안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을 뿐이라고 했다. 문을 찾아 들어간 사람이 적으니 그렇게 말들을 해도 심오한 스승의 가르침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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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와 오얏이 뛰어난 인재를 말한 것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는데 앞선 ‘說苑(설원)’의 내용부터 보자. 戰國策(전국책)으로 유명한 前漢(전한)의 劉向(유향)이 쓴 교훈적인 설화집이다. 趙簡子(조간자)라는 晉(진)나라 대부가 아랫사람에게 배반당했다며 호소하는 陽虎(양호)에게 말하는 내용이 復恩(복은)편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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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나 자두를 심는 사람은(夫樹桃李者/ 부수도리자),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가을에는 열매를 얻을 수 있지요(夏得休息 秋得食焉/ 하득휴식 추득식언).’ 찔레를 심으면 얻을 것이 없다며 덕이 있는 이를 길러 재주를 가르쳐야지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해악만 돌아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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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문하에서 교육을 받은 인재가 힘을 합쳐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훌륭한 가르침을 받으러 모여드는 제자들이 학파를 이루고 건전한 토론과 경쟁을 통하여 나라를 이끈다면 더 이상 좋을 것이 없다. 그런데 세월이 흐를수록 스승이란 말이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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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 있지만 형식만 남아 가르치는 자리에 있는 사람부터 없앴으면 좋겠다고 한다. 돈이 있어야 얄팍한 지식이라도 살 수 있는 시대가 되고,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예사로 교권을 무시하니 당연한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