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2일 금요일

오하아몽吳下阿蒙 - 평범하고 교양이 없는 여몽, 노력으로 학식이 풍부하게 된 사람   

오하아몽吳下阿蒙 - 평범하고 교양이 없는 여몽, 노력으로 학식이 풍부하게 된 사람   

오하아몽(吳下阿蒙) - 평범하고 교양이 없는 여몽, 노력으로 학식이 풍부하게 된 사람\xa0\xa0\xa0

성 오(口/4) 아래 하(一/2) 언덕 아(阝/5) 어두울 몽(艹/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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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 甲男乙女(갑남을녀)고 張三李四(장삼이사)다. 뛰어나게 잘 하는 분야가 없는 사람이라 해서 업신여기거나 무시했다간 큰코다친다. 아주 훌륭한 재주를 타고난 천재라도 모든 분야에 통달할 수 없고, 그 모자라는 부분을 너끈히 채우는 사람이 평범한 사람 중에서 꼭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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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란 말이 있듯이, 또 ‘오뉴월 하룻볕도 무섭다’는 속담이 말하듯 뒤떨어지는 분야를 작정하고 파고들면 발전하는 속도가 놀랄만하다. 어제의 그 사람이 아니니 刮目相對(괄목상대), 눈을 비비고 쳐다봐야 하는 일이 언제든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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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三國時代(삼국시대) 吳(오)나라에 呂蒙(여몽, 178~220)이란 장수가 있었다. 그는 曹操(조조)를 물리친 赤壁大戰(적벽대전)에서 공을 세웠고, 蜀(촉)의 關羽(관우)도 꺾은 대단한 명장이었지만 학식은 보잘 것 없었던 모양이다. 어린 시절 살림이 어려워 공부를 못한 그는 오지역의 촌구석(吳下)에서 자란 몽이란 촌뜨기(阿蒙)라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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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아)는 애칭이라는데 젊어서부터 여몽을 알고 있던 魯肅(노숙)이 그렇게 불렀다. 노숙은 학식이 높고 뒤에 大都督(대도독)이 되는 고관이었어도 어제의 여몽이 아니란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陳壽(진수)의 ‘三國志(삼국지)’와 주석한 江表傳(강표전)의 내용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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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왕 孫權(손권)은 여몽이 똑똑한 점을 알고 역사서와 병법서를 읽도록 권했다. 충고에 감동한 여몽은 책을 읽기 시작하자 끊임없이 계속했다. 어느 때 노숙이 여몽의 군영을 지나게 됐는데 대수롭지 않게 대하다 앞으로의 계책을 줄줄이 말하자 깜짝 놀랐다. 노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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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학식이 뛰어나니 오에 있을 때의 몽하고는 딴판이구먼(學識英博 非復吳下阿蒙/ 학식영박 비복오하아몽).’ 여몽이 답했다. ‘선비는 모름지기 여러 날을 떨어져 있다가 만나면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하지 않겠소(士別三日 卽更刮目相待/ 사별삼일 즉경괄목상대)?’ 마주 대하는 相待(상대)는 요즘 성어에 相對(상대)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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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역의 아몽이라 말하면 여몽의 눈부신 변화가 있기 전과 같이 평범하고 교양이 없는 사람을 가리켰다. 어제의 아몽이 아니라면 꾸준한 노력으로 무식을 탈피하고 뛰어난 재주를 갖게 됐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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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한 분야에서는 노력 여하에 따라 어느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있다. 오늘을 사는 보통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끈다. 그런 면에서 타고난 복이나 행운으로 누구나 부러워하는 전문가가 되었다 해도 다른 분야는 깜깜할 수가 있으니 기고만장 우쭐해서는 안 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