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9일 화요일

◇ 흡연율이 낮은 여성의 폐암이 증가하는 이유는?

◇ 흡연율이 낮은 여성의 폐암이 증가하는 이유는?

◇ 흡연율이 낮은 여성의 폐암이 증가하는 이유는?

폐암의 국제적 권위자 이진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장(전 국립암센터 원장)에게 폐암의 실태를 물었다.

-폐암 발생이 늘고 사망률이 올라간다는데.

“그렇지 않다. 노인이 느니까 그리 보이지만 노인 비율을 같게 보정하면 발생과 사망이 줄어든다. 사망률은 2002년 29.5명를(인구 10만명당) 정점으로 지난해 18.6명까지 떨어졌다.”

-생존율이 몰라보게 좋아진다는데.

“최근 몇 년 새 좋은 항암제가 많이 나왔다. 2002년 50대 폐암 환자가 이레사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 있다. 이레사는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에 이은 기적의 표적치료제이다.”

-남녀 차이가 있나.

“요즘 나오는 신약은 비흡연자의 암, 즉 여성 폐암에 잘 듣는다. 흡연 남성 폐암에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약하다. 그래서 여성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44.3%로 남성(27%)보다 높다.”

-흡연율이 낮은 여성 폐암이 증가하는 이유는.

“1950~60년대생 여성은 단칸방에서 아버지·삼촌의 담배 연기에 노출된 세대다. 그 영향이 지금 폐암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요리 연기는 영향이 없나.

“한국 음식은 중국 음식처럼 기름에 볶는 게 적다. 중국은 실내에서 볶는다. 아파트 요리 연기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담배회사의 물타기 작전일 뿐이다.”

-폐암을 예방하려면.

“금연밖에 없다. 전자담배가 결코 폐암을 덜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도둑놈이 들었다가 설거지해 놓고 갔다고 해서 좋은 도둑이라고 하지 않지 않나.”

-폐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건강검진 때 저선량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으면 된다. 하지만 암과 무관한 작은 혹 같은 게 나와서 불필요한 걱정에 시달릴 각오를 해야 한다. 과거 결핵의 흔적들이다.”

이 위원장의 마지막 권고이다.

“암은 평생 가지고 사는 만성병입니다. 당뇨병·고혈압은 평생 치료하지만 암은 조기 발견해서 수술하면 끝입니다. 조기 위암을 내시경으로 잘라내면 완치됩니다. 맹장염 수술한 사람을 계속 맹장염 환자로 부르지 않잖아요. 폐암도 면역치료, 표적치료 하면 4~5년 넘게 삽니다. 5년 생존자가 점점 늘어납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