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무류有敎無類 -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
유교무류(有敎無類) -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
있을 유(月/2) 가르칠 교(攵/7) 없을 무(灬/8) 무리 류(頁/10)
이 말을 한자 없이 언뜻 들으면 儒敎(유교)에 잘못이 없다거나 유교가 가장 뛰어나다는 뜻으로 알기 쉽다. 하지만 그런 의미가 아니라 가르치는 데(有敎)에는 차별이 있을 수 없다(無類)는 孔子(공자)님 말씀이다. 공자는 최고의 스승으로 꼽히는 만큼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仁(인)을 실천하기 위한 교육에 빈부나 귀천, 노소를 불문하고 가르침에 차등을 두지 않았다. 그래서 최소한의 예의만 차리면 가르쳤던 束脩之禮(속수지례, 脩는 말린고기 수)란 말이 전한다. 가난해도 열 조각의 말린 고기만 있으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論語(논어)’에는 곳곳에 공자의 교육에 관한 언급이 있는데 ‘가르침이 있을 뿐 대상에 빈부귀천의 차이는 없다(子曰 有敎無類/ 자왈 유교무류)’는 구절은 衛靈公(위령공)편에 실려 있다. 이에 대해 여러 학자들의 해석이 있는 중 南北朝(남북조) 梁(양)나라의 경학자 皇侃(황간, 侃은 강직할 간)의 주를 많이 따른다. 사람에게 귀천이 따르지만 재주에 따라 가르쳐야 한다며 ‘가르치면 선하게 되니, 차별은 없는 것(敎之則善 本無類也/ 교지즉선 본무류야)’이라 봤다. 宋(송)나라의 유학자 朱熹(주희)는 사람의 본성이 다 선하니 구분 없이 가르친다면 본래의 선을 회복한다고 해석한다.
공자가 가르침에 차등을 두지 않았다는 예는 여러 제자를 보고 알 수 있다. 수제자 顔回(안회)는 簞食瓢飮(단사표음, 食은 먹을 식, 밥 사)이란 말이 전하듯 끼니를 걱정할 정도였으나 子貢(자공)과 冉有(염유)는 부유한데다가 재산도 많이 모았다. 현명한 안회에 비해 우직한 子羔(자고)도 있었고, 덕행을 칭찬한 仲弓(중궁)이 있었는가 하면 子路(자로) 같은 불량배 출신도 껴안았다. 나이가 많고 적음은 더 문제가 안 되는 듯 안회의 아버지 顔路(안로)도 제자가 된 적이 있다. 태어난 魯(노)나라뿐 아니라 각국을 주유하다 보니 여러 나라 출신이 다양하게 제자로 들어왔다.
사람이 날 때부터 능력에 차별이 없을 리 없지만 공자는 스승이 제자의 개성을 파악하여 옳게 지도한다면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신분과 계급의 차이가 엄격했을 시기였을 텐데 공자의 이런 가르침은 오늘날 더욱 돋보인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음에도 부유층은 사교육으로 어릴 때부터 앞서 나간다. 개천에서 용 나온다는 이야기는 司試(사시)가 폐지된 뒤로는 지역까지도 높이 성이 쳐져 옛이야기가 됐다. 차별이 없는 교육은 옛 책 속에만 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