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0일 토요일

제인확금齊人攫金 - 제나라 사람이 금을 움켜쥐다, 앞뒤 가리지 않고 욕심만 차리다.

제인확금齊人攫金 - 제나라 사람이 금을 움켜쥐다, 앞뒤 가리지 않고 욕심만 차리다.

제인확금(齊人攫金) - 제나라 사람이 금을 움켜쥐다, 앞뒤 가리지 않고 욕심만 차리다.

가지런할 제(齊/0) 사람 인(人/0) 움킬 확(扌/20) 쇠 금(金/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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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일에 정신을 집중하여 옆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면 어떤 평을 들을까. 후일 그 일이 빛을 발하여 큰 성과를 얻는다면 칭찬 일변도일 것이다. 그런 일은 드문 일이라 더 중요한 것을 잃었다고 욕먹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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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잃느라 먹이던 양을 잃었다면 讀書亡羊(독서망양)이라 본분을 잃은 것이 되고, 사마귀가 매미를 노려 엿보기만 하다 참새의 밥이 된다는 螳螂捕蟬(당랑포선)은 목숨까지 잃는다. 사물에 정신이 팔리면 본 뜻을 잃는다고 玩物喪志(완물상지)라 경계했다. 재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눈앞의 금만 들어오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는 제나라 사람(齊人)의 황금 움켜쥔(攫金)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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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말기 대상인이자 정치가인 呂不韋(여불위)는 3000여 빈객의 학식을 모아 펴낸 ‘呂氏春秋(여씨춘추)’로 더 평가를 받는다. 당시의 귀중한 사료로 一字千金(일자천금)이라 자부한 책이다. 미래를 알아야 한다는 先識覽(선식람)의 去宥(거유, 宥는 너그러울 유)편에 욕심에 돈만 보인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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齊(제)나라 사람이 장에 나갔다가 금을 파는 상인의 ‘황금을 빼앗아 움켜쥐고 달아났다(見人操金 攫而奪之/ 견인조금 확이탈지)’. 포졸들이 붙잡아 뭇사람들이 보는 데서 금을 훔쳐간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대답이 걸작이다. ‘옆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금만 보입디다(殊不見人 徒見金耳/ 수불견인 도견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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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곳에 정신이 팔리면 낮을 저녁으로, 흰색을 검은 색으로 여기게 되니 한곳에 얽매임이 해롭다는 가르침이다. 앞서 ‘列子(열자)’ 說符篇(설부편)에도 간단히 언급된다. ‘금을 갖고 갈 때에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금만 보였다(取金之時 不見人 徒見金/ 취금지시 불견인 도견금).’ 攫金者不見人(확금자불견인)으로 똑같은 비유는 南宋(남송)의 선승 智愚(지우)의 법어집 ‘虛堂錄(허당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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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한다(逐鹿者不見山/ 축록자불견산)’에 뒤이어 돈을 움켜쥐는 자는 사람을 보지 못한다는 경구로 많이 사용된다. 前漢(전한)의 학자 劉安(유안)의 淮南子(회남자)엔 약간 달리 짐승을 쫓는 자는 큰 산을 보지 못한다(逐獸者目不見太山/ 축수자목불견태산)고 했는데 마찬가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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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는 속담은 운수가 나쁘면 되는 일이 없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보다 돈이 개입되면 의리도 우정도 의도적으로 내팽개친다. 겉으로 내세우기는 도덕군자인양 옳은 말만 하다 양파껍질처럼 비리가 하나씩하나씩 드러나는 인사를 자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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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자의 청문회 때엔 더 깊이 몸을 낮추지만 지나고 나면 그뿐이다. 이런 사람들은 욕심이 앞서 체면도 무시하고 오직 불법적인 재물만 쫓다가 패가망신하니 운을 자초한 셈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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