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익분治絲益棼 - 실을 풀려다가 더욱 엉키게 하다, 해결 방법이 잘못되어 복잡하게 만들다.
치사익분(治絲益棼) - 실을 풀려다가 더욱 엉키게 하다, 해결 방법이 잘못되어 복잡하게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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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릴 치(氵/5) 실 사(糸/6) 더할 익(皿/5) 마룻대 분(木/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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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힌 실이나 끈 등이 쉽게 잘 풀리면 술술 풀린다고 한다. 복잡하게 꼬인 난제가 술술 풀리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다. 실이 한 오리도 엉키지 않고 질서가 정연한 모습도 一絲不亂(일사불란)이라 한다. 흔히 이 말을 엉킨 실을 푼다는 뜻으로 잘못 알고 一絲紛亂(일사분란)으로 종종 쓰는데 조심할 일이다. ‘실 엉킨 것은 풀어도 노 엉킨 것은 못 푼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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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은 간단히 해결해도 큰일은 쉽지 않음을 말하는데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푼다면 못할 것도 없다. 그런데 실을 풀려다가(治絲) 더욱 엉키게 한다면(益棼) 해결은커녕 더 복잡하게 만들 뿐이니 조심할 일이다. 마룻대를 말하는 棼(분)은 어지럽힌다는 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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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어는 左丘明(좌구명)이 쓴 春秋(춘추) 해석서 ‘左氏傳(좌씨전)’의 隱公(은공) 4년 조에 처음 실려 전한다. 春秋時代(춘추시대) 衛(위)나라의 州吁(주우, 吁는 탄식할 우)는 莊公(장공)의 후궁에서 태어나 뒤에 왕위에 오른 이복형을 살해하고 스스로 군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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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신 石碏(석작, 碏은 사람이름 작)의 아들인 石厚(석후)의 도움을 얻어 왕좌에 앉았지만 민심이 좋을 리 없었다. 주우는 수습책으로 宋(송)나라에게 陳(진)과 蔡(채)나라와 연합하여 鄭(정)나라를 공격하려 했다. 이 소식을 들은 魯(노)나라의 은공이 대부 衆仲(중중)에게 이 주우의 방책이 성공할 것인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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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중은 덕으로써 민심을 수습한다는 말은 들었어도 변란으로써 화합시킨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면서 예를 든다. ‘어지러움을 수단으로 쓴다는 것은 마치 엉킨 실을 풀려다가 더욱 엉키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以亂 猶治絲而棼之也/ 이란 유치사이분지야).’ 이어지는 이야기가 무력을 믿으면 백성들을 잃고 측근들도 떠나는 衆叛親離(중반친리)가 되어 실패한다고 했다. 원문대로 治絲而棼(치사이분)으로 해도 같고 治絲愈棼(치사유분)이라고도 한다. 과연 왕을 시해한 주우는 석작이 이웃 나라와 세운 치밀한 계책으로 얼마 못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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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를 도운 석작의 아들 석후도 용서받지 못했으니 大義滅親(대의멸친)이란 성어가 여기서 나왔다. 일을 처리하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도 일부러 되지 않을 방향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대의를 위한다며 야심차게 시작한 일이라도 모두 성과를 거둘 수는 없는 일이다. 되돌아갈 명분이 없다며 더군다나 민심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계속 나간다면 더욱 실을 엉키게 할 뿐 나중에는 되돌아 올 수도 없는 미로에 갇히게 된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