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지몽胡蝶之夢 - 나비에 관한 꿈, 物我一體물아일체의 경지, 인생의 덧없음
호접지몽(胡蝶之夢) - 나비에 관한 꿈, 物我一體(물아일체)의 경지, 인생의 덧없음
되 호(肉/5) 나비 접(虫/9) 갈 지(丿/3) 꿈 몽(夕/11)
두 쌍의 커다란 날개를 휘저으며 바쁘게 꽃 사이로 드나드는 조그만 곤충, 나비는 예로부터 많이 민요로 불렸고 시인묵객들이 다투어 묘사했다. ‘예쁜 것도 찾고 향기로운 것도 찾으며, 한가한 것 같기도 하고 바쁜 것도 같네(심염부심향 사한환사망(尋艶復尋香 似閒還似忙))’라고 노래한 당의 시인 정곡도 그 중 하나다. 이런 작품 외에 잘 알려진 것이 나비효과다. 기상관측 때 처음 이야기됐다고 하는데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남 변화를 몰고 왔을 때 자주 인용된다.
성어 중에서는 나비의 꿈인 장자 이야기가 유명하다. 장자는 이름이 주로 사기(史記) 노자한비(老子韓非) 열전에 소개되어 있다. 맹자와 비슷한 시대의 사람으로 벼슬길에 들지 않고 은거하면서 저술에 전념했다. 학문은 노자를 근원으로 물아가 동등하여,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무위자연을 주창했고 재미있는 우화를 많이 등장시켰다. 호랑나비인 호접으로도 쓸 수 있는 이 말은 ‘장자’ 제물론(齊物論)에 나온다. 부분을 인용해 보자.
‘장주가 나비된 꿈을 꾼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장주가 된 꿈을 꾼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분명히 구분이 있을 것이니, 이를 일러 만물의 변화라고 하는 것이다.’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다가 깬 뒤, 자기가 꿈에 호랑나비가 되었던 것인지 호랑나비가 꿈에 장자가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한 데서 피아(彼我)의 구별이 안 되는 것, 또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됐다. 나아가 오늘날에는 인생의 덧없음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한 가지 작은 계기가 큰 사건으로 확대되는 것은 검은 유착에서도 볼 수 있었다. 나비효과나 장자의 나비와는 관련이 없어도 작은 사건에서 번지는 것이나, 작은 욕심에서 비롯돼 평생 공적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보면 덧없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