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입호혈 부득호자不入虎穴 不得虎子 - 호랑이굴에 들어가지 않으면 호랑이 새끼를 잡을 수 없다.
불입호혈 부득호자(不入虎穴 不得虎子) - 호랑이굴에 들어가지 않으면 호랑이 새끼를 잡을 수 없다.
아닐 불(一/3) 들 입(入/0) 범 호(虍/2) 구멍 혈(穴/0)
아닐 불, 부(一/3) 얻을 득(彳/8) 범 호(虍/2) 아들 자(子/0)
큰일을 이루려면 작은 노력을 들여서 이루기 어렵다. 홍시가 떨어지는 감나무 아래 누워서 입만 벌린다고 입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枾樹下 開口臥(시수하 개구와)로 번역한 헛고생을 막기 위해서 ‘감나무 밑에 누워도 삿갓 미사리를 대어라’고 속담에서 충고했다. 작은 노력이라도 품을 들여야 오는 것이 있는데 큰 성취를 맛보려면 모험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합당한 비유가 ‘호랑이 굴에 가야 호랑이 새끼를 잡는다’는 비유이고 번역한 듯이 똑 같은 말이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고서는(不入虎穴) 호랑이 새끼를 못 잡는다(不得虎子)는 이 성어다. 뒷부분 한 글자만 바꿔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고 어찌 호랑이 새끼를 잡겠는가(焉得虎子)로도 많이 쓴다.
范曄(범엽)이 쓴 ’後漢書(후한서)‘의 班超(반초)전에서 처음 유래했다. 반초(33~102)는 後漢(후한)의 명문 출신으로 史記(사기)에 버금가는 사서 漢書(한서)를 쓴 班固(반고)의 동생이다. 또 편찬을 처음 시작한 班彪(반표)가 부친이고 마무리한 班昭(반소)는 누이동생이다. 교양이 풍부하고 변설에 능했던 반초는 집안의 이런 전통과는 달리 하급관리를 하다 무인으로 이름을 떨쳤다. 2대 明帝(명제) 때 변경에서 노략질을 일삼던 匈奴(흉노) 토벌의 별장으로 참여하여 30여 년간 서역에 머물며 50여 나라를 한나라에 복속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
반초가 오늘날 서역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 신강유오이 지역에 있던 鄯善(선선, 鄯은 나라이름 선)에 사신으로 갔을 때 처음에는 상국의 귀빈으로 후대 받았다. 며칠 후 흉노의 사신이 온 뒤부터 적대감으로 변했다. 100명의 군사를 이끌고 온 흉노족 이간질로 죽거나 포로로 잡혀갈 위기를 맞았다. 36명의 수행원 밖에 없는 반초는 일행에게 밤을 틈타 기습을 해야만 살 수 있다며 말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으면 호랑이 새끼를 잡을 수 없소(不入虎穴 不得虎子/ 불입호혈 부득호자).‘ 흉노의 숙소를 급습하여 화공으로 전멸시킨 반초군은 선선의 왕을 회유하여 굴복시켰다.
적진을 기습하여 대성공을 거둔 전투로는 가까이 프랑스의 노르망디(Normandie) 상륙작전이나 한국전쟁 때 맥아더(MacArthur) 장군의 인천 상륙작전이 있다. 각기 독일 나치군과 남침한 북한군의 목줄을 끊어 전쟁을 종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전투였다.
이보다 더한 일제 침략기 우리의 安重根(안중근)의사나 尹奉吉(윤봉길)의사는 적의 심장부에서 총탄을 쏘아 호랑이 새끼가 아닌 어미를 제거한 쾌거였다. 모두 위기를 역으로 이용하여 성공을 거둔 셈이다. 눈앞의 어려움에 쉽게 좌절하는 나약한 사람들은 이런 사례는 잘 알면서도 포기하는 일은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