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청계용言聽計用 - 모든 말을 듣고 계책을 받아들이다.
언청계용(言聽計用) - 모든 말을 듣고 계책을 받아들이다.
말씀 언(言/0) 들을 청(耳/16) 셀 계(言/2) 쓸 용(用/0)
모든 인간관계에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신뢰는 강제에 의해 이뤄지지 않는다. 孔子(공자)도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라 했다. 개인 뿐 아니라 조직의 상하관계에서 신뢰가 있으면 능력이 배가된다. 위에서 아래로 믿을 뿐만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올린 계획도 믿고 처리한다면 의욕이 충만할 것이다. 어떤 일을 처리할 때 한 사람이 내놓은 의견을 받아들이고(言聽) 그대로 실행한다(計用)는 이 성어가 이러한 경우를 가리킨다.
이 말은 司馬遷(사마천)의 ‘史記(사기)’에서 韓信(한신)이 한 말로 淮陰侯(회음후) 열전에 나온다. 그는 처음 천하통일한 秦(진)나라가 쇠약해졌을 때 項羽(항우)에 맞선 劉邦(유방)을 도와 漢(한)나라를 세우는데 큰 공을 세웠다. 한신은 어렸을 때 매우 가난하여 빨래하는 아낙에게서 밥을 얻어먹기도 하고(漂母飯信/ 표모반신), 그 은혜를 갚은(一飯之恩/ 일반지은) 고사가 따른다. 항상 칼을 차고 다니다 불량배 가랑이 밑을 기어간 跨下之辱(과하지욕)도 한신의 인내심에서 비롯됐다.
이런 한신이 처음에는 항우의 밑에 말단으로 있었다. 유방의 책사 蕭何(소하)가 한신의 능력을 알아보고 유방에게 천거해 대장군이 되었다. 이후 유방의 부하를 이끌고 연승을 거두자 그 능력에 감탄한 항우가 사람을 보내 독립하라고 회유했다. 한신은 漢王(한왕)이 자신에게 대장군 직위를 주고 수만 병력을 통솔하도록 해 주었다면서 거절한다. 그러면서 유방의 은혜를 나열한다. ‘자기의 옷을 벗어 나에게 입히고, 자신의 음식을 대접했으며 나의 건의를 듣고 나의 계책을 써 주기까지 했소(解衣衣我 推食食我 言聽計用/ 해의의아 추식식아 언청계용).’ 여기서 은혜를 베풀고 사람을 중용한다는 解衣推食(해의추식)이 나왔다.
이렇게 의리를 지킨 한신도 나중에는 兎死狗烹(토사구팽) 당하고 만다. 유방에게 배신당한 것이다. 통일을 이루고 황제에 오른 뒤 배신하는 것도 믿음이 부족해서다. 사람을 한 번 믿으면 열린 마음으로 끝까지 흔들리지 않아야 위대한 리더가 될 수 있다. 아랫사람이 지도자를 선택할 때도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면 그 조직이 업적을 낼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