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 수요일

왜군과 싸운 왜군 1편

■ 왜군과 싸운 왜군 1편

■ 왜군과 싸운 왜군 1편

《선조실록》에는 임진왜란 당시 공을 세운 인물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 가운데 낯선 이름들이 보인다. 사야가, 평구로, 산여문, 요질기,사고여무...이들은 조선 이름이 아니라 왜군(倭軍)의 이름이다. 7년에 걸친 전쟁 중 왜군과 싸운 왜군들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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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조선에 투항한 일본군’이란 뜻의 항왜자(降倭者:조선군에 투항한 왜군)들이 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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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당시 조선에 투항한 왜군 가운데 사야가라는 인물이 있었다. 사야가는 1592년 조선으로 출병한 왜군 선봉 부대의 장수였다. 그런 그가 조선에 투항해 왜군과 싸우게 된 것이다. 일본 쪽에서 보면 반역자인 셈이다. 그는 현재 일본에서도 유명한 역사인물이다. 일본 고등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26종 가운데 1종에 항왜자 사야가 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고 한다. 조선에 귀화(歸化)한 사야가를 소개하고, 조선 침략 전쟁의 어리석음과 함께 그 속에서 한 개인이 어떤 길을 선택해 살았는지를 기록하고 있다. 사야가는 일본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존재로서 일본 역사학자들도 사야가에 대해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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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가에 대한 관심이 높기는 하지만, 일본 역사서에 항왜(降倭)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당시 일본군이 조선에 투항에 일본에 맞서 싸웠다는 사실은 결코 후세에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사야가가 일본에 알려진 것은 그가 쓴 모하당 문집(慕夏堂文集) 이란 책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문집은 사야가가 생전에 쓴 일기와 시조 등을 모아 엮은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항왜의 존재와 그들의 행적에 대해 제대로 연구도 하지 않았고,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물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사야가의 이름이 두 차례 언급될 뿐, 구체적으로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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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야트막한 산줄기에 둘러싸인 시골마을이 있다. 사슴을 벗 삼아 지낸다 하여 우록동이라 불리는 이 마을은 400년 동안 이어온 사성 김해 김씨 집성촌이다. 그런데 이들의 시조가 뜻밖에도 사야가의 자손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장(倭將)이었던 사야가의 후손들은 어떻게 김해 김씨로 살아왔을까? 사야가는 조선에 투항 한 후 많은 공적을 쌓았고, 그 공을 인정받아 선조로부터 김해 김씨 성을 하사받은 것이다.

- 2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