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5일 금요일

연산군의 여인들 장녹수 2편

■ 연산군의 여인들 장녹수 2편

■ 연산군의 여인들 장녹수 2편

흥청은 연산군 대에 뽑았던 일등급 기녀였다. 연산군은 기녀 제도를 확대 개편하여, 창기 중에서 재색(財色)이 뛰어난 기생을 대궐 안으로 뽑아들였다. 전국의 개인 몸종과 지방의 관비, 그리고 심지어 양갓집 여성들까지 강제로 뽑아 올려졌다. 기생의 칭호를 ‘운평(運平)’이라 했는데, 그 중에서도 왕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특별한 기생을 승격시켜 맑은 기운을 일으킨다 하여 ‘흥청(興淸)’이라 불렀다. 흥청 중에서도 왕을 가까이 모신 자는 ‘지과흥청(地科興淸)’이라 하고, 왕과 동침한 자는 ‘천과흥청(天科興淸)’이라 구분하기도 했다

연산군은 흥청과 관련하여 새로운 명칭과 칭호를 많이 만들었다. 흥청의 보증인은 ‘꽃을 보호하고 봄을 보탠다’는 뜻의 ‘호화첨춘(護花添春)’이라 하였고, 흥청이 입는 옷은 ‘상서로움을 맞이하는 옷’이라 하여 ‘아상복(迓祥服)’이라 하였으며, 흥청의 식료품을 저장하는 곳은 ‘화려함을 보호하는 창고’라 하여 ‘호화고(護華庫)’라 하였다. 아름다운 여자를 각 도에 가서 찾아내는 자를 ‘붉은 것을 캐는 사신’이라 하여 ‘채홍사(採紅使)’라 하고, 나이 어린 여자를 찾아내는 자를 ‘푸름을 캐는 사신’이라 하여 ‘채청사(採靑使)’라 하였다.

특히, 연산군은 경복궁의 경회루를 흥청들과 음탕한 놀이를 즐기는 장소로 삼았다. 『경회루 못가에 만세산(萬歲山)을 만들고, 산 위에 월궁(月宮)을 짓고 채색 천을 오려 꽃을 만들었는데, 백화가 산중에 난만하여 그 사이가 기괴만상이었다. 그리고 용주(龍舟)를 만들어 못 위에 띄워놓고, 채색 비단으로 연꽃을 만들었다. 그리고 산호수(珊瑚樹)도 만들어 못 가운데에 푹 솟게 심었다. 누(樓) 아래에는 붉은 비단 장막을 치고서 흥청·운평 3천여 명을 모아 노니, 생황(笙簧:관악기)과 노랫소리가 비등하였다.』는 기록은 연산군의 사치와 향락 생활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경회루에서 국가 재정을 물 쓰듯이 쓰면서 흥청들과 어울려 방탕한 생활을 하는 연산군을 두고 백성들은 ‘흥청망청(興淸亡淸)’이라는 말로 저주했다. 이처럼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며 연산군의 향락을 위해 뽑힌 흥청들. 그런 흥정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출세한 인물이 바로 장녹수였다.

궁궐에 들어 온 장녹수는 본격적으로 연산군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장녹수는 연산군을 때로는 어린아이 같이 때로는 노예처럼 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연산군은 장녹수에게 깊이 빠져, 화내는 일이 있더라도 그녀를 보면 즉시 희색(喜色)을 띨 정도였다. 장녹수는 연산군의 음란한 향락과 패륜 및 실정(失政)을 더욱 가속화 시켰다.

- 3편에 계속

♣ 제공 : KIMSEM과 함께 역사 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