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기가白手起家 - 물려받은 재산 없이 집안을 일으키다, 자수성가하다.
백수기가(白手起家) - 물려받은 재산 없이 집안을 일으키다, 자수성가하다.
흰 백(白/0) 손 수(手/0) 일어날 기(走/3) 집 가(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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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이나 가죽 등을 끼거나 감지 않은 맨손이 白手(백수)다. 맨손과 맨주먹이라는 赤手空拳(적수공권)과는 뜻을 약간 달리 먼저 떠올리는 인상은 돈 한 푼 없이 빈둥거리고 놀고먹는 건달이다. 입으로는 모든 것을 다 아는 듯이 떠들어도 힘든 일을 하지 않아 손이 하얀 사람에게서 나온 말이라 한다. 그런데 이런 손으로 집안을 일으킨다면(起家) 당연히 다른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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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이 없이 혼자 힘으로 집안을 일으키고 재산을 모은 능력은 남다르다. 이 말은 중국에서 주로 쓴다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쓰는 自手成家(자수성가)와 똑 같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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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東周列國志(동주열국지)로 유명한 明(명)나라의 馮夢龍(풍몽룡)은 宋(송) 元(원) 시대의 이야기를 모아 편찬한 백화 단편소설 ‘喻世明言(유세명언)’도 남겼다. 실생활에서 소재를 많이 취해 사랑과 우정 등의 사회백태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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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40권 중 10권에 ‘맨몸으로 집안을 일으켜 지금은 살 집이 있고 씨 뿌릴 밭이 있다(白手成家的 如今有屋住 有田種/ 백수성가적 여금유옥주 유전종)’며 간략히 언급된다. 흰 띠로 지은 집에서 산다고 서민의 뜻을 가진 白屋(백옥)이 들어간 성어는 이보다 조금 앞서 송나라 태조 朱元璋(주원장)과 관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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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의 집대성자인 남송의 朱熹(주희)가 강학하며 제자들의 질문에 답한 어록 모음집 ‘朱子語類(주자어류)’에 나오는 내용이다. 빈농 출신으로 紅巾賊(홍건적)에서 두각을 나타내 중원을 통일한 태조 주원장은 자신의 고조까지 모두 황제로 추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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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도 세월이 흘러 죽었을 때 함께 太廟(태묘)에 합사하자 옛날 周(주)나라 조상 后稷(후직)같이 공덕이 있는 것도 아닌데 다 모셔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했다. 한 사람이 말한다. ‘오늘날 사대부는 아무 것도 없는 집에서 가문을 일으켜, 현달하기에 이르렀는데(今士大夫白屋起家 以至榮顯/ 금사대부백옥기가 이지영현)’ 조상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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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공적을 이룬 사대부는 조정에서 삼대를 추증해도 사양하는데 아무 한 일도 없는 사대까지는 부당하다고 유학자들에겐 불편을 느꼈던 모양이다. 공적이 있어야 사후에까지 떵떵거릴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대기업을 일으켜 百萬長者(백만장자)가 된 사람은 입지전적인 위인으로 칭송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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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취약계층에 크게 기부하여 박수를 받는 일도 흔하다. 단지 이들이 재산을 모은 뒤 안하무인으로 주위를 무시하여 갑질로 지탄받는 사람도 간혹 나타난다. 혼자 재산을 모았다고 해도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사람이 있게 마련이니 그럴수록 주위를 잘 살펴야 두고두고 좋은 소리를 듣는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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